[미디어펜=석명 기자] 축구협회가 '사면초가'의 상황에 몰렸다. 아시안컵 우승 실패, 선수단 내 불화 노출, 대표팀 감독 경질, 이강인 대표 선발 논란 등 악재들이 잇따른 가운데 이번에는 대표선수들의 카드 도박 의혹까지 불거졌다.

13일 여러 매체에 의해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대표선수들이 숙소에서 카드로 판돈이 걸린 도박을 했으며, 여기에는 축구협회 직원도 참가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이에 축구협회는 이날 밤 '선수단의 카드놀이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설명'이라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 한국 축구대표팀과 축구협회가 카타르 아시안컵 실패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다. 이번엔 선수들의 카드 도박 의혹이 제기되자 축구협회가 해명을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축구협회 측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 아시안컵 준비기간 중 선수단이 카드도박을 했다는 기사와 관련해 설명드립니다"라며 다음과 같이 경위를 전했다.. 

1.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소집기간이 긴 대회(월드컵, 아시안컵 등)에 참가할 때 선수들이 자유롭게 숙소 내에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휴게실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2. 이번 대회에서도 휴게실에는 카드, 바둑, 보드게임, 윷놀이, 플레이스테이션, 노래방 기기 등이 비치되어 있었으며 선수들이 필요할 때 찾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3. 해당 시설은 선수들만 사용할 수 있는데, 해당 공간에 스태프가 함께 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지원스태프가 휴게실에서 선수들과 카드놀이를 진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결과 사실인 것으로 파악되었고 적절치 않은 행동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4. 선수단이 판돈을 걸고 도박성의 내기 카드놀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선수단이 훈련장에서 골대 맞추기 내기 등을 한다거나 휴게실에서 보드게임,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할 때 음료내기 등을 위해 돈 계산을 하는 등 소액의 내기성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도박성 행위와는 엄연히 다른 부분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5. 또 아시안컵 출정 소집 당시 감독이 전 스태프에게 명시적으로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스태프들은 선수들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선수들이 최대한 대회에 집중할 수 있게 하라는 내용의 내부지침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자는 당해 대표팀 내부지침을 위반하는 등 팀장으로서 부적절한 업무운영이 있어 내부에서 문제 제기되었고,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6. 대한축구협회는 2월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하고 이후 여러 차례 당사자와 주변 직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추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자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상과 같은 축구협회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카드도박'은 아니었으며, '카드놀이' 수준으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 장기간 합숙을 할 경우 내기성 놀이를 하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축구협회의 설명처럼 선수들만의 휴식 공간에 지원 스태프가 함께한 점은 잘못된 일이다. 축구협회가 진작에 사실을 인지하고 2월 20일 인사위원회까지 열었다면서 쉬쉬 하고 있다가 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난 다음 해명을 하는 것도 비판 받을 만하다. 가뜩이나 궁지에 몰린 축구협회에 악재가 보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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