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정책 주가 상승 보증수표…장기적 관점에서 증권주 긍정적 시각 유지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증권주에 모처럼만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덕이다.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으로 주목받던 증권주들은 주주환원 강화 정책까지 내놓으며 투심 잡기에 한창이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증권업종의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하고 있다. 

   
▲ 증권주에 모처럼만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키움증권은 전장보다 2.52% 내린 13만1300원에 장을 끝마쳤다. 이날은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장중에는 1.14% 오른 13만66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 치웠다. 전날인 지난 14일 전장 대비 2.90% 오른 13만4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하루만에 또 다시 대기록을 작성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3일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고 이틀 연속 주가가 8% 가량 올랐다. 키움증권은 자사주 209만5345주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3분의 1씩 소각키로 했다. 키움증권의 2023년도 배당금액은 881억원으로 확정됐고, 자사주 취득액 700억원을 합하면 주주환원율은 47%에 달한다.

NH투자증권도 같은 날 배당 및 자사주 소각 정책을 발표한 뒤 이후 3일 연속 오르며 10% 이상 급등했다. 지난 14일에는 장중 1만31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통주 417만3622주를 취득해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부의 금융정책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NH투자증권이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을 내린 건 무려 13년만의 일이다. 

사실 증권사 가운데 주주환원 정책의 첫발을 뗀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는 822억원 규모의 보통주 1000만 주 소각을 결정한 바 있다. 배당금 총액 898억원까지 고려한 주주환원성향은 52.6%다. 이와 더불어 오는 2026년까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이 같은 주주정책 발표 이후 1년래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 흐름을 미루어 볼 때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상승의 보증 수표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증권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와 금융 당국이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최대한 호응하기 위함이다. 증권주들은 지난해 까지만 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되면서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물론 국내 상장 증권사 23곳 가운데 아직 배당금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의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지 않은 곳이 더 많은 상황이다.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가이드라인이 오는 5월 이후 마련될 예정인 만큼 세부 내용을 확인한 뒤 움직이려는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잇달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는 점은 증권주의 기대감을 높일만한 요소로 꼽힌다”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이 증시 전반에 퍼져나가기까진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저평가됐던 증권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해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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