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파우치형', 삼성SDI '각형', SK온 '모두'
에너지 효율·안전·가격 고려…각사 미래 전략 '힌트'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우리나라 배터리 3사가 전기차 배터리 탑재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 '폼팩터'(배터리 형태)를 두고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각 사가 미래 전략에 맞는 폼팩터를 추진하는 가운데 원형배터리의 인기는 꾸준히 지속되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 제품으로 키우면서 원통형 배터리와 조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 인터배터리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파우치형 배터리 폼팩터./사진=김상문 기자


파우치형 배터리를 바구니에 담는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초박형 알루미늄 필름 외장재를 사용해 무게는 줄이면서, 일반 원통형 보다 단위 공간당 에너지밀도가 높다. 규격을 자유자재로 세팅할 수 있어 고객사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교통사고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보호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터배터리2024에서도 부스 중앙에 파우치형 셀투팩을 탑재한 차량 목업(Mock-up)을 전시했다.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함으로써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 무게와 비용을 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자사가 개발한 파우치형 셀투팩이 파우치 셀의 가벼운 무게 특성을 가져가면서도 팩 강성을 높이고 검증된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팩을 구성하는 부품을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원가를 줄이는 등 가격 경쟁력도 향상했다.

   
▲ 인터배터리2024에서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가 전시된 모습./사진=조성준 기자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를 계속 생산하되 각형 배터리를 차세대 주력제품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각형 배터리는 말 그대로 직육면체로 짠 알류미늄 캔을 외장재로 사용해 외부 충격에 강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배터리 셀 일부에 문제가 생겨도 주변 배터리로 전이되지 않는다. 파우치형과의 대표적인 차이점이다.

3사 중 유일하게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채택한 만큼 각형으로 안전성을 향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신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젠(Gen4) 제품까지는 배터리 소재를 엮어서 돌돌 말아 캔에 넣는 와인딩(Winding) 방식이었지만, 젠5부터 양극·분리막·음극 등 소재를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태킹(Stacking)' 공법을 구사한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와도 관련있다. 최근 인터배터리2024에서도 각형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전시했다.

   
▲ SK온 SF(Super Fast) 배터리./사진=SK온 제공


SK온은 지금까지 파우치형에 집중했지만 최근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모두 진행하며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3가지 폼팩터를 모두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파우치형은 지난 2019년 니켈 비중이 90% 수준인 NCM9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SK온은 현재 각형 배터리 기술은 보유했고, 원통형 배터리 역시 4680 제품의 경우 내년 초 양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SK온이 파우치형에서 이미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원통형과 각형 폼팩터 개발도 시간 문제인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은 배터리 폼팩터보다는 급속충전 기술을 타사 대비 선점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인터배터리2024에서 집중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 폼팩터 선택은 미래 배터리 전략과 밀접하게 연결 돼 있다"며 "현재의 배터리 시장, 차세대 배터리 개발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에너지 효율과 안전성, 가격경쟁력 등을 갖춰가는 노력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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