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올여름 부산 7개 해수욕장이 피서객 4500만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였던 2007년 4131만명을 넘어섰으며 2844만명이 다녀간 지난해보다 76%나 늘었다.
역대 최고치 경신으로 지방자치단체간 피서객 수 집계 신경전을 벌였고 ‘뻥튀기’ 논란도 일 정도지만 피서객 안전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까지 부산 해수욕장 피서객은 4515만명으로 집계됐다. 개장 50주년을 맞은 해운대해수욕장이 156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안리 1270만명, 송도 740만명, 다대포 430만명, 일광 24만명, 임랑 19만명이 뒤를 이었다.
해운대는 백사장 폭이 배로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1500만명을 돌파했다.
광안리는 주말 차없는 거리 운영 등으로 야간 피서객이 몰리면서 지난해보다 127%나 늘어난 1200만 시대를 맞았다.
해상다이빙대와 구름산책로가 조성된 송도도 지난해보다 피서객이 배로 늘어났다.
비교적 여유롭게 피서를 즐길 수 있는 다대포와 일광, 임랑도 피서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우울한 분위기속에서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했다.
여름성수기에 접어든 7월25일부터 18일 연속 이어진 폭염의 기세는 뜨거웠다. 휴가철과 여름방학이 겹치는 8월 첫 주말에는 400만명이 넘는 피서객이 '부산 바다'에서 더위를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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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까지 부산 해수욕장 피서객은 4515만명으로 집계됐다. 개장 50주년을 맞은 해운대해수욕장이 156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안리 1270만명, 송도 740만명, 다대포 430만명, 일광 24만명, 임랑 19만명이 뒤를 이었다./사진=TV조선 뉴스 캡처 |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육박한 8월 마지막 주말에도 100만명이 더위를 피해 해수욕장을 찾았다. 3개 태풍이 한반도를 향했으나 모두 큰 피해 없이 지나가면서 최상의 피서분위기를 조성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피서객 수 최고치 경신에 따라 올해도 피서객 집계를 두고 논란이 생겼다. 해수욕장 개장 초반부터 지방자치단체 간에 신경전이 치열했다.
전국 최대 피서지인 해운대해수욕장을 기준으로 광안리, 송도, 송정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피서객 순위가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국내 공설1호 해수욕장인 송도에 해상다이빙대와 구름산책로가 조성되면서 방문객이 크게 늘어나 기존 판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7월 중순까지 송도 피서객이 광안리를 넘어선 날이 7일이나 됐다. 7월말부터 피서객이 급증한 광안리해수욕장은 14차례나 해운대를 뛰어넘기도 했다.
수영구는 "7∼8월 주말 밤마다 시행하는 '차 없는 문화의 거리'에 맞춰 광대연극제, 거리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어 야간 피서객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부산 해수욕장에서는 가로 30m 세로 20m 단위면적당 사람 수를 시간대별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피서객을 집계한다.
7개 해수욕장에서 매일 오후 4시 부산시에 피서객 집계 현황을 전달한다. 이 때 당일 야간 피서객은 낮 피서객을 기준으로 날씨 등을 고려해 가중치를 부여, 예측한 수치로 포함된다.
부산시는 육안과 경험에 의존하는 피서객 집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8년전 항공사진을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해운대구가 눈대중 대신 자동으로 누적 피서인파를 집계하는 자동인원 측정계수기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영화관처럼 출입구가 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인원을 측정하기 어렵다"며 "2009년부터 해수욕장별로 2∼4곳을 선정해 피서객을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해 최대한 근사치에 가깝게 피서객을 집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성범죄와 절도, 폭력 등 범죄는 20∼50%나 감소했다. 올여름 해경이 해수욕장에서 투입하는 인력을 대폭 축소하면서 안전에 공백이 우려됐으나 민간구조요원이 역할을 대신하면서 인명피해도 없었다.
피서객들을 순식간에 공포에 몰아넣는 이안류(역파도)가 해운대에서만 지난해 24차례나 발생했지만 올해는 단 한 번만 발생했다. 해운대해수욕장의 백사장 폭이 크게 늘어났고 대규모의 모래가 투입되면서 이안류 발생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해운대 앞바다에 대형 그물을 설치하면서 바다의 불청객인 독성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도 크게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