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기자] '해양플랜트 악재'로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이 9월부터 조직과 인원을 대폭 줄이고 4천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한다. '조선 빅3' 대우조선이 대규모 조직 감축과 함께 자산 매각까지 나서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9월 1일자 조직 개편을 단행해 기존 2총괄, 13부문, 56팀, 285그룹이던 조직을 1소장(조선소장), 8본부, 39담당, 205부로 30% 축소한다. 대우조선은 기능별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책임경영체계를 강화했다. 조선소장제 시행을 통해 설계와 생산의 조정 및 통합관리가 가능하게 돼 옥포조선소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조직이 통폐합되면서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도 9월 중으로 30~40%가량 옷을 벗는다. 대우조선은 부장급과 전문위원, 수석전문위 등 고직급자 1천300여명을 대상으로 9월 말까지 희망퇴직 또는 권고 사직을 단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은 내부 실적 평가 작업에 돌입했으며 경영 부실에 책임이 있는 간부들에게는 권고사직 그리고 나머지 간부들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정성립 사장을 포함해 대우조선 임원들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앞장서고자 9월부터 임금을 반납한다. 올해는 최악의 적자로 성과급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년 연봉대비 35∼50% 가량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대규모 조직개편 등 회사가 발표한 자구안을 잘 이행하고 이번 위기만 돌파한다면 회사는 한층 더 단단해질 수 있다"며 직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8월에 임원 감축에 돌입해 55명에 달하던 본사 임원이 44명으로 줄었다. 대우조선이 이런 규모로 조직 슬림화를 단행한 것은 설립 이후 처음이다. 대우조선은 1990년대 후반 외환 위기에도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을 정도로 잘 나갔다.
아울러 대우조선은 정성립 사장의 지시 아래 유동성 확보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9월부터 적극적으로 매각 가능한 자산을 모두 팔기로 했다. 현실적으로 매각 가능한 자산은 4천억원 수준이다. 청계천 본사 사옥이 1천600억원, 당산동 사옥이 400억원, 골프장(써니포인트컨트리클럼) 등이 1천800억원에 팔릴 수 있을 것으로 대우조선 측은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주식 등 현금성 자산 200여억원이 있다.
대우조선은 최근 3개 매수 의향자로부터 입찰 제안서를 받고 골프장과 연수원을 보유한 자회사 FLC의 지분 매각에 돌입했다. 또한 해외의 망갈리아 조선소 지분도 지속적으로 축소해 규모를 줄일 방침이다. 그러나 중국 블록 공장의 경우 유용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지분을 유지하고 타지키스탄 등의 엔지니어링센터 등도 팔지 않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