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성장 한계에 봉착한 생명보험업계가 제3보험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제3보험 시장은 그간 손해보험사들이 장악해온 상황으로 생보사와 손보사 간 제3보험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해·질병·간병보험 등은 보험업법상 제3보험으로 분류돼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판매 가능하다. 생명보험의 정액 보상과 손해보험의 실손보상 특성을 모두 갖추면서 어느 한쪽에 포함되지 않아 별도 영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등은 올해 들어 제3보험인 건강보험 상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 사진=삼성생명


삼성생명은 최근 암 진단과 치료 보장을 확대한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2’를 출시했다. ‘통합암진단특약’을 신설해 암보장개시일 이후 통합암 중 어느 하나의 암으로 진단 확정 시 세부 보장별 각각 최초 1회에 한해 통합암진단보험금을 지급한다. 항암방사선약물치료, 표적·면역항암치료 등도 해당 특약 가입 시 각각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3000만원까지 지급한다.

한화생명이 내놓은 ‘H 건강보험’은 뇌와 심장에 대한 새로운 위험률을 적용해 보험료를 50~60% 경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종신보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형과 무해지환급형인 베이직형으로 상품을 세분화해 운영하고 유병자 가입도 지원한다. 해당 상품은 최근 누적 가입건수 10만건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신한라이프는 고객 맞춤형 건강보험 ‘통합건강보장보험 원(ONE)’을 판매 중이다. 해당 상품은 진단비와 입원비·수술비 등 개인의 보장 니즈에 따라 100여 가지 특약을 맞춤형으로 조립할 수 있다. 또 입원 기간을 △30일 △60일 △180일로 나눠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첫날부터 입원특약’, 가입자가 원하는 수술을 골라서 선택할 수 있는 ‘신수술 특약’ 등으로 차별화를 뒀다.

제3보험 시장은 연평균 7%의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손보업권의 시장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업권 간 불균형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생보협회에서도 생보업권 돌파구 마련을 위한 과제 중 하나로 제3보험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생보업계는 제3보험 시장에서 위험률, 통계관리에서 신속히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제3보험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통계관리체계 개편, 상품개발 및 보장범위 확대, 공정경쟁 환경 조성 등 상품개발의 유연성을 확대하고 소비자 수요가 높은 신규담보 발굴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제3보험이 더욱 중요해졌다. 변경된 회계기준에서는 미래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데 CSM 확보를 위해서는 저축성보험보다 고수익성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 변액보험 등 기존 주력상품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제3보험의 상품군을 확대하는 추세로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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