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단계부터 흥행 '대박'…일각에선 '수급 블랙홀' 우려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상반기 최고 기대주 가운데 하나인 엔젤로보틱스가 오는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이미 상장 전부터 기대감에 로봇 섹터 관련주들에 수급이 몰리는 등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모습이다. 일각에선 이번 상장이 ‘수급 블랙홀’ 역할을 하면서 다른 종목들의 수급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한다. 상장일 주가 향방에 따라 제반 상황이 변경될 것으로 관측된다.

   
▲ 상반기 최고 기대주 가운데 하나인 엔젤로보틱스가 오는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사진=김상문 기자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규상장(IPO) 종목 엔젤로보틱스가 상장을 하루 앞두고 있다. 시장의 기대는 상당히 커져 있다.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 로봇 섹터에서 오랜만에 수급 모멘텀이 출현했다는 반가움이다.

같은 섹터에 속해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 흐름을 보면 시장 기대감의 실체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작년 연말부터 박스권에서 바닥을 다져온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이달 중순부터 상승을 시작해 현시점 월초 대비 약 20% 상승한 상태다. 

이와 같은 상승세는 엔젤로보틱스 상장에 따른 기대감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단순히 같은 로봇 섹터에 속해 있다는 이유 외에도 레인보우로보틱스 2대 주주가 삼성이라면 엔젤로보틱스의 뒤에는 ‘LG’라는 브랜드가 있다는 유사점이 있다.

국내 1위 웨어러블 로봇 업체로 시장점유율 36.0%에 달하는 엔젤로보틱스는 설립 이전부터 LG전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웨어러블 로봇 기업 중에서는 최초의 IPO 사례이기도 하다. 

엔젤로보틱스의 가정 내 재활훈련 보조기기 브랜드인 '엔젤메디(Angel MEDI)'는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산업용 개인 근골격계 보호 솔루션 '엔젤기어(Angel GEAR)'를 통해서는 LG전자는 물론 삼성전자, CJ대한통운, LIG넥스원 등 대기업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제품별 매출 비중은 엔젤메디(50.2%)와 엔젤기어(34.5%)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 시장 분야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섹터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2030년 해외 웨어러블 로봇 시장의 규모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42.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의 경우 약 7853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연평균 성장률 또한 42.6%로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특히 국내 의료재활‧헬스케어 웨어러블 로봇 시장의 규모도 약 3314억원 규모로 연평균 43.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전망을 근간으로 엔젤로보틱스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도 잇따라 큰 관심을 받았다.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1만5000원)을 훌쩍 넘어선 2만원으로 확정됐고, 일반 청약에선 9조원 가까운 청약 증거금이 모였다. 이제 관건은 주가 흐름이다.

상장일인 26일에는 큰 관심을 받아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기적으로 엔젤로보틱스에 자금이 몰리면서 ‘수급 블랙홀’ 역할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공모가가 2만원인 만큼 상장당일 주가는 최대 8만원까지 상승이 가능하다. 

다만 맹목적인 낙관론을 펼치기엔 제한 요소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들이 보호예수 기간을 1개월로 잡고 있는 점은 차익실현 매물에 대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 단계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종목의 상장 이후 주가가 부진한 경우는 매우 흔하다”면서 “회사의 내재가치도 중요하지만 실제 투자시에는 수급 상황을 함께 고려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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