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수익률에 미국 주식 선호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2년여만에 종가 기준으로 2700선을 넘어서는 등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은 국장보다는 미국 증시(이하 미장)로 향하는 모습이다. 압도적 수익률 때문에 국내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 최근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뚫고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대신 미국 주식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8.03포인트(0.29%) 오른 2756.59로 출발했다. 장 초반 외국인들의 폭풍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폭을 확대하며 2760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주부터 상승세를 탄 코스피 지수가 이번 주에도 기세를 이어가며 2800선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3000선을 웃돌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지난주 국내 증시가 강세를 나타낸 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올해 금리 인하를 세 차례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영향이 크다. 비둘기파적인 연준의 행보에 외국인들의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졌고 일주일만에 3조원이 넘는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됐다.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 들어왔지만, 개미들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1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38억7822만2213달러(약 5조1968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억5761만6316달러(약 1조153억원)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해 연간 미국 주식을 28억2626만2709달러(약 3조769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점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7억2978만6428달러(약 973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다음 달인 2월에는 2배가 넘는 14억7412만4480달러(약 1조96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달에는 3주 만에 16억7431만 1305달러(약 2조244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미국 주식에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는 이유는 미장이 유례없는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에 투자금이 몰리는 만큼 코스피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추세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10조76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지난해 연간 순매도(13조8342억원)의 70% 달하는 금액을 불과 3개월여만에 순매도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들이 오래도록 박스권을 유지해 온 코스피의 지지부진함에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지수가 박스권을 뚫었지만 이내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더욱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와 반대로 미국 증시는 꾸준히 오르면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주들도 높은 수익률을 안겨 줬다”면서 “이 정도 체급을 갖추고 이 같은 상승률을 보인 기업을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미장의 매력을 부각시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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