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의료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며 2000명 의대 증원 규모를 재확인하고 나섰다. 전국의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하면서 의정 갈등 국면의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재차 기존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국무회의실에서 2024년 제14회 국무회의를 갖고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3월 20일 2025학년도 대학별 의대 정원 배분이 완료됐다"며 "늘어난 정원 2000명을 지역거점 국립의대를 비롯한 비수도권에 중점 배정하고, 소규모 의대 정원 증원을 통해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 규모가 대학별로 확정됨으로써 의료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만들어졌다"며 "의대 증원은 의료개혁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 의대 증원을 마중물로 삼아, 역량 있는 지역병원을 육성할 것"이라며 "의료체계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종합병원을 제대로 육성하여, 대학병원에 꼭 가지 않아도 되는 질환은 2차 종합병원에서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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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3월 25일 용인시청에서 열린 제23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대한민국 신성장동력 허브 용인특례시'에서 모두 발언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이에 더해, 정부는 증원된 의사 인력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학생 선발부터 전공의 수련, 지역병원 근무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며 "지역 의대를 졸업한 경우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비수도권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은 경우에는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에서 계속 근무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연구 결과와 통계가 나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해당 지역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으로 대폭 늘려, 누구보다 지역을 잘 알고 그 지역에 생활 기반을 가지고 있는 지역인재들이 고향에서 존경받는 의료인으로서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음 달에 발족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머리를 맞대고, 의료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국 각지의 의대 교수들을 향해 "일부 의대 교수들이 어제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며 "의료개혁을 위한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그리고 제자인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에게는 "불편함이 있더라도 정부의 의료개혁을 믿고 지지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정부의 의료개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진료대책을 보다 면밀하게 점검하고, 중증진료와 응급진료에 공백이 없도록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