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경기 용인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후보 배우자의 재산 신고 및 납세 내역을 놓고 '허위사실 공표 및 배우자 탈세' 의혹이 일고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후보는 국민의힘의 공세에 반박 입장을 내놓았지만, 그 입장부터 '허위사실 공표'라는 지적이 일어나면서 주요 '반도체 벨트' 중 하나인 경기 용인갑 선거구 민심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4년 전 출마에 이어 이번 총선에도 출마한 이상식 민주당 후보가 선관위에 재산 신고한 내역 중, 배우자의 미술품 구성과 가액 변동 내역이 양측 공방의 핵심이다.
'배우자 탈세' 의혹 제기는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부터 시작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지난 25일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용인갑에 출마한 이상식 후보 배우자 재산이 5년 동안 50억원이 증가했는데, 그동안 납세 실적이 1800만원"이라며 "21대 총선 당시 대구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이상식 후보 재산이 28억원이고 그 중 배우자가 10억원이었는데 (제22대 총선에서 선관위에 신고한 바에 따르면) 배우자 재산이 5년 동안 50억원이 늘어났는데 납세 실적은 1800만원"이라고 저격했다.
2020년 총선 당시 신고 재산에서 배우자 14억원이었던 것이, 이번 총선 신고 재산에서 배우자 63억 여원이었다. 지난 4년 사이 배우자 재산이 49억 여원 급증한 것이다.
|
|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사진 왼쪽)가 3월 1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에서 기자회견을 갖던 중, 경기 용인갑에 출마한 민주당 이상식 후보의 손을 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2024.3.16. /사진=연합뉴스 |
이상식 후보는 배우자 재산의 급등에 대해 지난 25일 입장문을 내고 "2020년 총선 당시 배우자 소유의 미술품이 15억원이었는데, 이번 총선의 재산 신고액은 45억원 가량 증가했다"며 "이 중 미술품의 가액 증가가 39억3000만원으로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상식 후보는 입장문에서 "최근 미술품의 가액이 급등해 배우자가 보유 중인 이우환 등 블루칩 작가의 작품들이 가격이 3~4배 가량 치솟았다"며 "지난 총선과 달리 이번 후보자 재산 등록에서는 시가를 정확하게 신고하라는 지침이 있어 미술품을 신고하면서 옥션 매매가 등을 참조, 현실적인 가액을 반영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탈세 의혹에 대해 이 후보는 "부동산과 달리 미술작품은 보유세가 없고 미실현 이익일 뿐이어서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020년 총선 당시 이 후보가 신고한 배우자 재산 목록에는 예술품의 경우 다이알로그(162x112 이우한 작) 1점 5억원 및 12지신 철 조각상(작가미상) 1점 3억원으로, 총 8억원이었다.
4년 뒤인 이번 총선에서 이 후보가 신고한 배우자 재산 목록에서 예술품의 경우 회화 13점 및 공예 1점으로, 총 31억 7400만원으로 신고됐다. 이 목록에서 확인된 회화 13점 및 공예 1점은 4년 전 21대 총선 당시 신고 목록에 나온 예술품과 다른 작품들로 알려졌다.
4년 간격의 배우자 재산 목록 2건을 대조 비교해 보면, 4년 전 8억원 규모의 예술품 2점을 팔아치운 후 현재 보유한 14점을 사들인 것으로 읽힌다.
예술품 재산 규모로 8억원에서 31억원으로 급등했는데, 이 의혹의 핵심인 '탈세'에 대해 이 후보의 보다 자세한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예술품 목록을 구성하는 포트폴리오가 완전히 달라진 것을 보면, 예술품 구입 출처와 구입을 위한 자산 보유 내역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회화 작품의 경우 1점당 500만원 이상의 거래인 경우 신고 대상이다. 이에 대한 민주당 이상식 후보의 구체적인 해명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로펌 근무 등으로 상당한 소득이 있었으며 지난 4년간 총 5600만원의 세금을 납부했다"며 "저희 부부는 아파트 등 부동산을 보유하지도 않고 주식도 보유하지도 않고 있으며, 배우자의 미술품이 주된 재산"이라고 답변했다.
향후 이 후보는 미술품 보유목록 등 소명자료를 추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배우자의 '예술품 거래' 탈세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추가로 나선 것은 국민의힘 측이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클린선거본부는 지난 27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이상식 후보를 고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클린선거본부는 이 후보에 대해 "4년 만에 배우자 재산이 50억원 이상 증가했는데 세금은 1800만원 납부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서 거짓 해명을 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클린선거본부는 이 후보의 2020년 및 올해 재산신고 자료 목록을 제시하면서 "미술품 보유 액수도 이 후보가 발표한 내용과 다를 뿐 아니라 무엇보다 미술품의 변동이 있었으므로 미실현 이익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거래에 따른 차익은 왜 세금으로 납부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의 시도의원들 또한 이날 용인특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총선 당시 이상식 후보 배우자 소유 미술품을 15억원이 아닌 8억원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이 사실과 달라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 설명처럼 재산 증식이 '보유 중인 미술품의 가치 상승에 따른 재산 증가'라면 신고 대상 미술품의 품목, 수량이 일치해야 하는데, 이 후보의 2020년과 올해 재산신고 자료를 대조해보면 4년 새 미술품은 2점에서 13점으로 늘었고, 신고한 미술품의 작품명이 모두 상이하다"고 밝혔다.
경기 용인갑 국민의힘 시도의원들은 민주당 이상식 후보를 겨냥해 "미술품 거래로 소득이 발생했음에도 납부한 소득세가 과소 신고되거나 탈세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후보는 재산 증식 과정과 탈세 의혹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