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추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장금리 인하에도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 압박에 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금리인상과 지난달 도입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으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감소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금리 인하에도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내달 주담대 금리를 0.1~0.3%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각각 0.23%포인트 0.1~0.3포인트씩 올렸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 중으로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은 최근 시장금리 하락세와는 역행하는 모습이다. 혼합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올해 1월 말 3.818%에서 지난 27일 기준 3.74%까지 떨어졌다. 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지난달 3.63%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국은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중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보고 은행권에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거듭 주문해오고 있다. 앞서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달 7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2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371억원으로 1월 말 대비 7228억원 증가했다. 증가세는 이어졌지만, 1월 월간 증가폭이 2조904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는 가계대출 강화 압박에 따른 주담대 금리 인상과 정부의 스트레스 DSR 도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DSR 시행에 따른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DSR은 차주의 상환능력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미래의 금리 인상 위험을 반영한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가산) 금리’가 적용되면 대출한도는 기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다.

가령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변동금리로 30년 만기 분할상환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에는 3억3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올 상반기에는 3억1500만원(가산금리 25% 적용), 하반기 3억원(50% 적용), 내년에는 2억8000만원(100% 적용)까지 대출한도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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