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에 ‘급조’ 논란 더해지면서 총선에 부정적 영향 판단한 듯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사는 호주대사로 부임한지 11일만인 지난 21일 귀국해 이날까지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 참석을 위해 국내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사를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이 대사는 오늘 외교부 장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일정의 하나로 '방산협력 관계부처 기관장–주요 공관장 합동회의'가 외교부(조태열)·국방부(신원식)·산업통상자원부(안덕근) 장관과 방사청장(석종건), 주요 방산협력 대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호주 등 6개국 주재 공관장들이 참석해 28일 외교부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2024.3.28./사진=외교부

이어 이 대사의 발표 형식으로 “저는 그동안 공수처에 빨리 조사해 달라고 계속 요구해왔으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 저는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 오늘 외교부 장관께 주호주 대사직을 면해주시기를 바란다는 사의를 표명하고 꼭 수리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대사의 사의표명을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호주대사로 임명될 때 수사를 피하기 위한 ‘도주’ 프레임이 씌어진데 이어 이번 귀국에도 총선용이라는 ‘급조’ 논란이 더해진 상황에서 좀처럼 이미지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선거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일정의 하나로 '방산협력 관계부처 기관장–주요 공관장 합동회의'가 외교부(조태열)·국방부(신원식)·산업통상자원부(안덕근) 장관과 방사청장(석종건), 주요 방산협력 대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호주 등 6개국 주재 공관장들이 참석해 28일 외교부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2024.3.28./사진=외교부

하지만 새로운 호주대사가 임명될 경우 지난 1주일동안 이 대사가 진행한 방산협력 관련 활동을 다시 수행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이 대사는 이미 28일 열린 6개국 주재대사 및 외교부·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방위사업청장이 함께한 ‘방산 협력 관계부처 기관장-주요 공관장 합동회의’를 진행했다. 또 이보다 앞서 이 대사는 외교부·국방부·산업부 장관과 방사청장을 개별적으로 면담하는 일정을 소화했으며, 방산기업 R&D센터를 방문해 우리 무기체계의 우수한 성능을 주재국에 효과적으로 세일즈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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