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작렬시켰다. 3경기째 출전에서 홈런 신고를 하며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데뷔 3경기 연속 안타 및 타점도 기록했다.

이정후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1안타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처음 쏘아올린 홈런이었다.

   
▲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 홈런을 터뜨린 후 팔을 번쩍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투수 딜런 시즈의 공을 잘 받아쳤다. 타구가 투수 시즈의 글러브를 스치며 지나가 내야를 빠져나갈 것처럼 보였지만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의 호수비에 걸려들어 아웃됐다.

샌프란시스코가 2-0으로 앞선 3회초 다시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이번에도 강한 타구를 날렸지만 2루 베이스에 가까이 붙어 수비하던 김하성에게 또 잡혔다. 

5회초 1사 2, 3루 찬스에서 세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이번에는 외야 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잡히기는 했지만 희생플라이가 되면서 3루 주자가 홈인해 타점을 하나 올렸고 2루 주자도 3루로 진루했다.

홈런은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터져나왔다. 샌프란시스코가 3-1로 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번째 타석을 맞은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좌완 불펜 투수 톰 코스그로브를 상대했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스위퍼(구속 125km)를 힘있게 잡아당겨 우중간 외야 관중석에 꽂히는 비거리 124m짜리 홈런을 터뜨렸다.

   
▲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날린 이정후가 타격 후 타구의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첫 홈런 장면을 아버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가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활짝 웃었다.

이정후는 3경기만에 첫 홈런을 신고해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친 15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뿐만 아니라 데뷔 3경기 연속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 최초의 기록이다. KBO리그 최고 타자 출신답게 메이저리그 데뷔와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바람의 손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정후다.

이정후는 3경기에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에 1홈런, 4타점 활약을 펼쳤다.

   
▲ 메이저리그 데뷔 홈런을 터뜨린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정후가 이렇게 펄펄 난 반면 샌디에이고의 5번타자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은 이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김하성은 2회말 첫 타석에서 루킹 삼진을 당했고 4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는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6회말에도 1루수 뜬공을 치고 아웃됐고, 8회말 2사 1루에서는 3루수 땅볼에 그쳐 끝내 안타를 치지 못했다.

김하성은 서울에서 LA 다저스와 치른 해외 개막 2연전 포함 5경기에서 타율 0.167(18타수 3안타), 1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타격감이 아직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샌디에이고를 9-6으로 꺾고 1패 뒤 2연승을 거뒀다.

샌프란시스코는 2회초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희생플라이와 톰 머피의 1타점 2루타로 먼저 2점을 뽑았다. 이정후가 5회초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탰고, 8회초에는 이정후의 솔로포 후 타선이 불붙어 마이클 콘포토의 만루홈런까지 터지는 등 대거 6점을 뽑아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샌디에이고는 9회말 홈런포 두 방 포함 5점을 만회하며 막판 추격전을 폈으나 이미 벌어진 점수 차가 커 따라잡지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 조던 힉스가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따냈고,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는 4⅔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3실점(2자책)하고 패전을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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