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고금리 기조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를 겪은 카드사들이 돌파구로 프리미엄카드를 선택하면서 연회비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이른바 '큰손' 고객을 겨냥해 고액 결제 비중을 늘리고 연회비 수익도 올릴 수 있는 프리미엄카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리미엄카드는 여행, 쇼핑, 레저 등의 영역에서 바우처서비스와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연회비가 비싸다.

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1조3312억원으로 전년 대비(1조2259억원) 8.6% 늘었다.

   
▲ 사진=연합뉴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의 연회비 수익이 지난해 289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카드 2845억원, 신한카드 2466억원, KB국민카드 1815억원, 롯데카드 1368억원, 우리카드 1040억원, 하나카드 823억원, BC카드 58억원 순이었다.

연회비 수익은 2018년 기준 8827억원에 그쳤으나 2020년 1조686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2021년 1조1347억원, 2022년 1조2259억원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들어 프리미엄카드 출시가 늘고 연회비 수준도 덩달아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11월 연회비가 250만원에 달하는 고액 자산가 특화 ‘투체어스’ 카드를 선보였으며, KB국민카드는 프리미엄 라브랜드 ‘HERITAGE’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외에도 삼성카드의 ‘THE iD PLATINUM’, 현대카드의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 등 다양한 프리미엄카드가 출시됐다. 

신용카드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59종의 연회비 평균은 8만3453원으로 2022년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76종의 연회비 평균인 3만8171원 대비 119%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프리미엄카드 연회비는 2022년 출시된 프리미엄카드 연회비(10만~50만원) 보다 높은 20만~80만원에 분포하고 있다. 연회비가 10만원 이상인 신규 신용카드도 2022년 7종에서 지난해 상반기 10종으로 늘었다. 

반면 혜택이 좋은 이른바 '알짜카드'는 줄줄이 단종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 458종이 단종됐다. 2022년(116종)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카드수수료 재산정 주기가 도래하면서 향후에도 업황 개선이 쉽지 않아보이는 만큼 비용절감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며 “프리미엄카드의 경우 소비 규모가 크고 비싼 연회비를 내면서 리스크는 낮은 우량고객을 유입하기 쉬워 당분간 출시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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