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자동차할부금융 시장 내 카드사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빅테크와의 경쟁 등으로 카드업황이 나빠지자 자동차할부금융이 카드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면서 2013년 이후 지속 성장해왔으나 지난해 성장세가 꺾였다.

카드사들은 그간 캐피탈사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해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왔으나 지난해 고금리 여파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신차 구매 시 제공하던 혜택을 줄여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 사진=미디어펜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할부금융을 취급하는 6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우리·롯데·하나)의 지난해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9조6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9.8% 줄어든 수치다.

카드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2017년 5조4061억원에서 2018년 7조714억원, 2019년 7조4330억원, 2020년 8조6638억원, 2021년 9조7664억원, 2022년 10조6908억원으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으나 지난해 들어 10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삼성카드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지난해 4327억원으로 전년(5594억원) 대비 22.6% 줄었다.

이어 우리카드가 2022년 1조1781억원에서 지난해 9505억원으로 19.3%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2022년 4조955억원에서 지난해 3조5238억원으로 14%, KB국민카드는 3조1808억원에서 2조7465억원으로 13.7% 줄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이 줄어든 것은 고금리 장기화로 여신전문금융채 금리도 급등하면서 자금조달비용 부담이 커지자 자동차할부금융 금리도 올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을 발행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지난해 카드채 등 여전채의 신용등급 AA+ 3년물 금리는 6%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2%대 초반이었던 여전채 금리가 1년 새 3%포인트 넘게 오르면서 조달금리도 2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금융 금리도 뛰었다. 2022년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금융 금리는 최고 4%대였으나 현재는 최저 금리가 5%대 수준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더 뉴 아반떼’를 신차 현금구매비율 10%, 할부 기간을 60개월로 설정할 경우 전업카드사 6곳의 최저 기준 평균금리는 5.79%다. 3~4년 전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금융 금리가 2~3%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급등한 수치다.

또 카드사들은 지난해 신차 구매 시 제공하던 캐시백 혜택을 축소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오프라인에서 일시불로 자동차를 구매했을 때 캐시백을 1.0% 지급했다가 10월 말 0.8%, 11월 말 0.6%로 줄였다. 삼성카드도 9월 말 1.0%에서 11월 말 0.7%로, KB국민카드는 0.9%에서 0.7%로, 롯데카드는 1.0%에서 0.5%로 캐시백 수준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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