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매수 전략 판단…지난주 1500억원어치 순매수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의 테슬라 사랑이 식지 않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떨어지는 등 주가 부진을 겪고 있지만, 이를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 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의 테슬라 사랑이 식지 않고 있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제공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주식 전체 종목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테슬라였다. 순매수 금액은 9억4656만달러(약 1조2822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열풍 속 주가 고공행진을 하며 서학개미의 큰 사랑을 받았지만, 테슬라의 순매수 금액을 뛰어넘진 못했다. 엔비디아의 순매수 규모는 8억484만달러였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3월 마지막주부터 테슬라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 3월 마지막주(25~29일) 순매수 규모는 5535만달러(약 750억원)였다. 이어 지난주(1~5일)에는 1억1150만달러(약 150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한 달 전체 순매수 규모만큼을 일주일 만에 쓸어 담은 셈이다. 

물론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잠시 주춤한 때도 있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순매수 규모 1위에 늘상 이름을 올리던 테슬라지만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2월에는 2위(3억3758만달러), 3월에는 4위(1억7051만달러)로 순위가 떨어졌다. 

서학개미들이 다시 테슬라를 선택한 건 저가 매수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제는 저점이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현지시간) 248.42달러로 장을 끝마쳤다. 전날인 8일 172.98로 장을 마감한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전날까지 30.37% 하락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낮춰 잡으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벤징가에 따르면 △JP모건(130달러→115달러) △HSBC(143달러→138달러) △트루이스트증권(193달러→176달러) △도이치은행(200달러→189달러)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테슬라의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긍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단기적인 실적 부진은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분야 등 AI 기술 수익화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기차 시장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충분히 좋은 가격과 성능을 가진 전기차는 여전히 수요가 좋다”고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오는 2025년 하반기 테슬라의 모델2가 출시되면 사실상 내연기관 자동차와 시작가격이 같아져 연료비 절감 효과 때문에라도 판매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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