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더존과 JV 경험…내부서도 긍정적 검토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제4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던진 사업자가 네 곳으로 늘어났다. 은행 설립 인가 추진을 공식화했던 소소뱅크, KCD뱅크, 유뱅크에 이어 더존뱅크가 지난 4일 뒤늦게 합류했다. 

이들은 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사업안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중 뒤늦게 참여 의지를 피력한 더존뱅크에 신한은행이 참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제4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던진 사업자가 네 곳으로 늘어났다. 은행 설립 인가 추진을 공식화했던 소소뱅크, KCD뱅크, 유뱅크에 이어 더존뱅크가 지난 4일 뒤늦게 합류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인 더존비즈온은 지난 4일 더존뱅크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존뱅크는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방대한 기업 데이터와 기업용 솔루션 경쟁력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영역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여겨볼 점은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신한은행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신한은행과 더존이 그동안 협업사업을 많이 해온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과 조인트 벤처를 만들면서 지분을 일부 취득하기도 했던 만큼,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동참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된 바가 아니기에 투명하게 멘트를 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관련) 부서에서 (더존뱅크 설립 참여) 확정은 못하지만 검토를 하고 있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 중 신한을 제외한 3사는 인터넷은행 3사가 설립될 당시 지분투자 및 직원 파견 등을 단행한 바 있다. 우리은행이 케이뱅크 설립에, 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설립에 각각 참여했고, 하나은행이 토스뱅크에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려면 기본조건인 '자금조달 적정성'을 충족해야 하는 까닭이다. 

실제 제3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했던 소소뱅크는 지난 2021년 시중은행 파트너를 모색하지 못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이에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이 지분투자에 뛰어들 경우 더존뱅크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이 참여한 '유뱅크 컨소시엄'의 자본금 조달 역량을 가장 우수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은 1955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해상보험 전업회사다. 특히 오랜 업력으로 확보한 각종 데이터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이 컨소시엄 멤버인 삼쩜삼은 세무정보에, 렌딧은 중금리대출 등 신용대출에, 트래블월렛은 해외결제 및 환전에, 루닛은 인공지능 의료에 특화된 업체로 알려져 있다. 

더존뱅크·유뱅크 외에도 제4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의사를 표명한 곳은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축이 되는 '소소뱅크', 한국신용데이터의 'KDC뱅크' 등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3사가 아직 크게 이익을 얻은 건 아니기에 기존 대형 금융사가 지분 투자로 재무적 이익을 얻는다는 식의 접근은 맞지 않다"면서도 "협업 과정에서 인터넷은행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 등을 기성 금융권이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새 인터넷은행 인가 기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에 최초 마련한 인터넷은행 인가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는 까닭이다. 

이에 당국은 기존 인가 요건인 자본금 요건, 자금조달 방안, 주주구성 계획, 사업계획 외에도 중금리대출 계획, 신용평가모델(CSS) 등을 인가 요건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컨소시엄 4곳은 당국의 인가 지침이 발표된 후 하반기께 예비인가 신청서를 낼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제4인터넷은행 설립이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지난 4·10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상공인 전문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은 바 있다. 앞서 정부는 기존 인터넷은행 3사의 성과 등을 평가한 후 추가 인가를 내줄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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