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부 이보라 기자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비급여진료비가 계속해서 늘고 이로 인한 과잉진료도 증가하면서 실손보험이 멍들고 있다.

도수치료, 백내장 수술에 이어 최근에는 무릎 골관절염 등에 적용하는 고가의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가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의 새로운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선량한 가입자들의 실손보험료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는 지난해 7월 무릎 골관절염 환자 대상 무릎의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 목적으로 신의료기술로 인정되면서 실손보험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과잉진료가 횡행해 보험금 누수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주사 치료의 시술시간은 약 30~40분으로 1시간 이후 거동이 가능해 입원이 필요하지 않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일부 의료기관이 고액의 비급여 의료비를 발생시키기 위해 입원을 유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무릎 주사의 보험금 청구 건수는 지난해 7월 38건에서 올해 1월 1800건으로 월 평균 95.7% 늘었다. 같은 기간 보험금 지급액은 1억2000만원에서 63억4000만원으로 월평균 약 113.7%(누적 212억7000만원) 증가했다. 보험금 청구 건당 금액을 보면 최저 100만원에서 최대 2600만원으로 병원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앞으로 연 800억원이 넘는 보험금이 줄기세포 무릎 주사에 쓰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비급여 진료란 건강보험 급여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치료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진료 항목을 의미한다. 정부에서 비급여진료비 급증을 해결하고자 급여진료항목을 늘리고 많은 부분을 급여화했으나 새로운 의료기술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비급여진료비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비급여 항목은 급여 항목과는 달리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할 수 있는데 최근 일부 비급여 항목에서 발생하고 있는 높은 수가 적용이나 과도한 공급들이 실손보험의 손해율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의학적으로 필요하지 않은데도 비급여 진료를 권유하는 등 불건전 영업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13% 수준으로 100%를 넘어선다. 이는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가입자에게 113원을 줬다는 얘기다. 실제 연도별 실손 적자 규모를 보면 △2018년 1조1965억원 △2019년 2조5133억원 △2020년 2조5009억원 △2021년 2조8580억원 △2022년 1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매년 실손보험료를 올리고 있다. 보험업계 평균 실손보험료는 △2019년 6% △2020년 7% △2021년 12% △2022년 14.2% △2023년 8.9%의 인상률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이처럼 비급여 의료비 과다는 선량한 대다수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부담으로 돌아가게 되는 만큼 비급여 진료 내역은 더욱 투명하게 관리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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