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막두께 측정기·마모 시험장비, 유사 제품 판매 꾸준히 이뤄져
글로벌 기업 DJH 이름 달고 판매해 구매자들도 혼동 구매
품질 문제 발생할 경우 제조사가 책임질 수 있어 부담 확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와 페인트(도료)업계 내에서 핵심 장비에 대한 유사 제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품이 아닌 유사 제품을 사용하게 될 경우 제품 품질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DJH CANADA의 MEK 마모 시험장비 정품./사진=철강업계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업체와 페인트업체는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핵심 장비인 ‘도막두께 측정기’를 정품이 아닌 유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컬러강판은 제품을 생산할 때 철판에 도료를 입히는 작업을 한다. 컬러강판은 도료의 두께가 매우 중요해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측정하게 되는데 이때 도막두께 측정기를 사용하게 된다.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철강업체나 원료를 공급하는 페인트업체 모두 이 장비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최근 업계 내에서는 이러한 핵심 장비 유사 제품 판매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있는 ‘DJH CANADA’의 도막두께 측정기를 사용해왔다. 이에 ‘DJH KOREA’라는 업체가 에이전트를 맡아 국내에 판매를 해왔는데 현재는 유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DJH CANADA의 소프트웨어 데모 버전을 가지고 유사 제품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현재도 DJH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하고 있어 구매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구매자들은 DJH라는 이름을 보고 정품인 줄 알고 구매했지만 실제로는 유사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 KG스틸에서 사용하고 있는 MEK 마모 시험장비 유사 제품. DJH라는 이름을 볼 수 있다./사진=유튜브 캡쳐


도막두께 측정기뿐만 아니라 MEK 마모 시험장비도 유사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비는 컬러강판의 도막의 경화된 정도를 알아보는 장비로 철강업계와 페인트업계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재 철강업계에서는 KG스틸이, 페인트업계에서는 KCC를 제외하고 많은 업체들이 유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DJH 본사에서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유사 제품이 정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유사 제품을 사용할 경우 제품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컬러강판의 품질은 도막 두께가 균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인데 도막두께 측정기에서 오류가 발생할 경우 철강업계와 페인트업계에게는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 

특히 정품이 아니면 제품 품질보증을 할 수 없다. 이에 품질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제조업체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도 피해를 보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며 “장비를 구매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유사 제품을 구매하고 난 뒤에는 보상 방법도 마땅히 없어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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