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신규 수입 법인차 3868대…전년 대비 31.4%↓
수입 법인차 비중 28.4%…처음 30% 아래로 떨어져
"꼼수 법인차 속출…선진국 사례 참고해 제도 보완"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지난달 수입차 법인구매 비중이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부터 취득가액 8000만 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편법이 난무하고 있는 만큼 실효성 차원에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8000만 원 이상의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작년 동기(5636대) 대비 31.4% 감소한 3868대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해 2월(3551대)에도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4793대) 대비 25.9% 감소한 바 있다.

정부는 법인 차량의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취득가액 8000만 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 의무 부착 제도를 시행했다. 법인 소유 차량은 구입비나 보험료, 유류비 등을 법인이 부담하고 세금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개인이 업무용 승용차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위법이다. 

   
▲ 고액 법인차용 연두색 번호판./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동안 고가의 차량을 법인 명의로 사들인 뒤 사적으로 사용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관리하기 위해 '연두색 번호판' 의무 부착 제도를 시행했다. '연두색 번호판' 도입 여파로 고가의 법인차 등록 대수가 줄어들면서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감했다.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2만5263대로 전년 동기(2만3840대) 대비 6.0% 증가했다. 이중 법인차 등록 비중은 28.4%(7179대)로 집계됐다. 법인차 등록 비중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법인차 비중은 39.7%였다.

주로 고가 모델을 판매하는 럭셔리카 브랜드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올해 1분기 벤틀리의 등록 대수는 작년 동기 대비 77.4% 감소한 38대로 집계됐다. 롤스로이스(35대)는 35.2% 감소했고, 포르쉐(2286대)도 22.9% 줄었다.

다만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가 급감한 것은 일시적인 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제도 시행 초반이기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면서 "반년 정도는 간 보기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회사 차라는 낙인이 찍힌 만큼 사적인 용도 사용이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연두색 번호판이면 최소 8000만 원이 넘는다는 것 아니냐. 부의 상징 연두색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꼼수 법인차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출고가 8000만 원이 넘는 수입차를 8000만 원 미만에 구입한 것처럼 취득가를 낮추는 수법으로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는 것이다. 이같은 꼼수를 막기 위해 제도 보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김 교수는 "단순히 기준을 가격으로 정하면 편법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면서 "진짜 법인차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법인차 이용 규제가 엄격한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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