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후보군 속속 윤곽… 김민석·남인순 등 거론
이재명 대표 연임론 속 여야 공전 불가피 전망돼
[미디어펜=진현우 기자]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의 첫 원내대표 후보군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연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여야 협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는 오는 5월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통상 원내대표에는 4선이나 3선의 중진 의원들이 선출된다. 후보군으론 4선(22대 기준) 김민석·남인순·한정애 의원, 3선 김병기·김영진·박찬대 의원 등의 인물들이 오르고 있다.

후보군에 오른 의원 대부분은 친명 색채가 강한 인물들로 분류가 된다. 이들 중 총선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민석 의원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남 의원의 경우, 만약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게 된다면 지난해 9월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 홍익표 현 원내대표를 상대로 고배를 마신 이후 재도전에 나서게 된다.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친명계 인사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친명 투톱' 체제 형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차기 원내대표 앞에 놓여진 과제는 막중하다. 우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의석을 포함해 175석을 획득하며 원내 1당으로 자리 잡은 민주당 의원단을 대표해 강한 대여 투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법제사법위원장 인선 문제와 국회의장 선출을 비롯한 22대 국회 원 구성 문제에 있어서 국민의힘과의 대립이 불가피한 만큼 강한 원내대표가 필요하단 것이 민주당 내부의 중론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거의 2년이 됐는데 국정의 각 분야에 대한 비판이 많지 않은가"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이에 대해 강한 대응이 필요하고 투쟁력이 강한 원내대표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통화에서 "개혁 입법과 민생 법안 통과에 확실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원내대표는 의원들과의 협의도 되게 중요한데 소통·스킨십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 원내대표를 내세울 경우 여당과의 협치는 22대에서도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민주당은 '비이재명'(비명)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의원과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었던 홍익표 현 원내대표 등을 앞세웠다. 이들은 여당 의원들과도 교류가 이어지며 평가가 좋았던 인물들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친명 색이 뚜렷한 원내지도부가 등장하고 여당 내부에서도 친윤석열(친윤) 색깔이 강한 원내지도부가 선출될 경우 여야 간 힘겨루기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는 8월로 예정된 차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연임론까지 대두되면서 정국은 더욱 안개 속으로 휩싸이는 모습이다.

이번 총선에서 6선을 달성하며 국회의장 물망에 오르고 있는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프로그램에서 "지난번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에 민주당 의원들도 동의했던 것을 볼 때 구심점이 빠졌을 때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날 수 있겠단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적절하면 이 대표가 연임도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하는 쪽"이라고 밝혔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 역시 전날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직이) 굉장히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다신 하지 않겠다’는 비슷한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면서도 “민주당이 획득한 175석 중 초선이 73명인데 당내 통합이나 국민이 원하는 대여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에서도 연임이 나쁜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명계 투톱 체제가 형성될 경우 친명계 의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당내 리더십 체제는 한껏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치 동력은 크게 약화해 협치에 있어 최악의 국회란 오명이 붙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소수 여당'과 '다수 야당' 간 공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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