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40% 상승
중동 무력충돌·국내 부동산시장 불경기는 변수
외부서 보는 전망도 긍정적…상승세 계속될 듯
[미디어펜=서동영 기자]현대건설이 올해 시작부터 좋은 실적을 올렸음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부진한 건설업황과 침체된 부동산 시장, 예측하기 힘든 해외건설 변수 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 현대건설 사옥 전경./사진=현대건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8조5453억 원, 영업이익 2509억 원의 실적(잠정)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41.7%, 영업이익은 44.6% 증가한 수치다. 또 시장 전망치보다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24% 높게 나왔다. 

현대건설이 호실적을 올린 이유는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등 해외 대형 현장들이 본격적으로 공사에 돌입하면서 매출로 잡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 급증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건설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공사비 오름세에도 원가율 상승을 억제한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건설의 1분기 원가율은 93.8%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속에도 효율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출발선을 잘 끊었지만 현대건설은 무덤덤한 분위기이다. 오히려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 2024년이 아직 3분기나 남은 상태에서 좋아하고만 있기에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당장 이스라엘과 이란간 갈등이 현대건설의 주요 해외시장 중 하나인 중동으로 확대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단행할 경우 페르시아만에 있는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건설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부분도 걸린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는 수분양자가 입주 시 내는 잔금을 받아 공사비 등을 회수한다. 현대건설이 올해 준공 예정인 주택 현장은 42곳으로 지난해 17곳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그럼에도 외부에서 보는 현대건설의 올해 전망은 '긍정적'이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건설자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한 주택 착공 현장의 매출 기여가 확대되고 과거 대비 수주 원가율이 개선된 해외 사업 본격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수주 곳간도 든든하게 채워놨다. 현대건설의 1분기 신규수주는 9조51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늘어났다. 수주잔고는 전년 말 대비 1.7% 상승한 91조2515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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