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부회장 6월3일 임기 만료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적자 아워홈을 1년 만에 흑자로 이끈 주역 구지은 부회장이 결국 이사회에서 밀려났다. 회사 지분 38.56%, 19.28%를 각각 보유한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과 언니 구미현씨가 손잡아서다. 오는 6월3일 임기가 만료되는 구지은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아워홈 오너가 남매인 구본성 전 부회장(왼쪽), 구지은 부회장(오른쪽)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기 만료 전까지 구지은 부회장이 택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사모펀드 등을 우호 세력으로 끌어들이거나,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잡은 구미현씨를 설득해 마음을 돌리는 방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구지은 부회장 측이 사모펀드와 접촉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미현씨가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구지은 부회장의 입지가 흔들리는 불안정한 상황을 방지하는 차원에서다. 

특히 구미현씨의 최종 목적이 ‘지분 현금화’로 알려지면서, 설득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구지은 부회장은 2021년 경영 복귀 이후 3년 만에 또 다시 형제들에 의해 위기를 맞았다.  

지난 17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아워홈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반대로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총에서는 구지은 부회장의 언니인 구미현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 노조는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렬 부부는 이사직 수용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미현씨는 전업 주부로 아워홈 경영에 직접 참여한 경험이 없다. 이영렬 전 교수도 경영 경험이 없다. 

노조는 “회사 성장에 전혀 관심이 없고 본인 배만 불리는 구본성 전 부회장은 대주주로서 자격이 없다”며 “모든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본인 주식을 즉각 매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주주 오너가는 사익을 도모하고자 지분 매각을 매개로 손을 잡고 아워홈 경영과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우리를 사지로 내모는 끔찍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 아워홈 마곡 본사 외관 전경/사진=아워홈 제공


아워홈은 경영권 분쟁과 관련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구지은 부회장 임기 만료인 6월 전까지 임시주총을 열고 추가로 이사를 선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과 구 전 부회장, 미현씨가 각각 이사 추천에 나설 전망이다. 

아워홈은 2020년까지 적자를 내다가 구지은 대표 취임 이후 1년 만에 25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말 9년 만에 최대 규모 공개채용을 실시하기도 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보복 운전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2021년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2년 구미현씨와 함께 보유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히거나, 임시 주총을 요구하는 등 끊임없이 ‘구지은 체제’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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