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데 대해 대한축구협회(KFA)가 사과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한국이 약체 인도네시아에 패한 충격도 크지만, 4강 진출에 실패함으로써 파리올림픽 본선에 나가지 못하게 된 것은 더욱 큰 충격이었다. 이번 대회는 파리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해 4강에 올라야만 올림픽 진출권을 따낼 수 있기 때문(1~3위는 올림픽 직행, 4위는 대륙간 플레이오프행)이다.

   
▲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져 4강 진출에 실패하자 선수들이 비통해하고 있다. 이 경기 패배로 한국은 파리 올림픽 본선행도 좌절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는 그동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섰고, 이번에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 대기록을 앞두고 있었는데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함으로써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축구팬들이 이같은 결과에 분노하며 비판을 쏟아내자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 ‘올림픽 축구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올렸다.

축구협회는 "2024 AFC U-23 아시안컵 8강전 패배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것에 대해 축구팬, 축구인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축구 대표팀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저희 대한축구협회에 총괄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하면서 "향후 선수와 지도자 육성, 대표팀 운영 체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내 더 이상 오늘과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당면 과제인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잘 마무리짓고, 계속 이어지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좋은 경기로 국민 여러분께 기쁨을 드리기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들끓는 팬심을 달래기 위한 축구협회의 사과문이지만, U-23 아시안컵 4강에도 들지 못해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된 데 대한 대책이 '월드컵 예선 좋은 경기로 기쁨을 드리는 것'이라고 한 것은 전혀 맥락이 없어 보인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황선홍 감독에게 A대표팀 감독을 맡겨 대회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점 등 축구협회 행정상 문제점들에 대해 누가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이 빠져 형식적인 사과에 그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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