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향후 전 세계에서 반도체 산업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9일 "국회도 설득하고, 국민들께도 잘 말씀을 드려서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세액공제를 하면 보조금이 된다"며 "어떤 식으로든지 우리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나라 같은 디지털 사회에서 반도체는 거의 모든 산업의 전후방 연관 효과가 막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업계에서 세금을 깎아주는 것보다 다른 나라처럼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지적에 "모든 나라들이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자국 산업 전반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을 해 오고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그래서 우리 정부도 '시간이 보조금이다'라는 생각으로 반도체 공장 시설을 만든다거나 할 때, 아무래도 우리는 반도체 제조 분야가 강하기 때문에 전력과 용수 등 기반 시설, 공장 건설 이런 것들이 속도감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정부가 속도감 있는 사업 진행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제 지원 분야에 대해서는 '대기업 감세', '부자 감세'라는 비판과 공격에 직면하면서도 저희가 어쨌든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제 지원을 추진했다"며 "지금은 그 정도밖에 답변드리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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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이 열린 5월 9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윤 대통령의 국민보고 메시지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증시 밸류업과 관련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국내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는 질문에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아마 이탈이 될 것"이라며 "그래서 1400만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이런 금융투자, 주식투자 관련해서 배당소득세나 상증세(상속·증여세) 이런 것이 선진국에 비해서 매우 높다"며 "거기에다가 금투세까지 얹히게 되면 별로 남는 게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대만 같은 경우에는 금투세를 시행하겠다는 발표만 했다가 증시가 난리가 나고 막대한 자금 이탈이 되어서 결국 추진을 못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문제는 1400만 개인투자자의 이해가 걸려있을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이 무너지게 되고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면 그것이 실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문제는 국회에 좀 강력히 협력을 요청하고 특히 야당의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밸류업 문제에 대해서는 얼마 전 금융위 발표에 대해서 시장이 좀 실망감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기업을 옥죄면서 빠른 속도로 밀어붙이기식으로 가는 것보다는 이러한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 가면서 기업들의 협력을 먼저 유도해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을 하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그러한 강도 높은 정책들도 계속 펼쳐 나갈 것"이라며 "(시장이) 조금 기다려주면 기업 밸류업은 착실하게 단계적으로 잘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