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신분증을 보여주지 않은 채 물리력을 사용해 20대 남성을 체포한 경찰의 행동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8일 경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8시 50분께 A씨(28)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9층짜리 오피스텔 1층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운동삼아 3층까지 걸어올라갔다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누군가 다가오면서 ‘경기경찰, 성매매’라고 한 것은 들었는데 신분증 확인도 시켜주지 않고는 다짜고짜 나를 잡았다.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어 이들에게 '목 좀 풀어달라'고 한 뒤 건물 2층에 있는 (내가 다니는)공인중개사 시험 학원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살려달라’고 소리치자 경찰이 와서 넘어뜨리고 팔을 꺾는 등 폭행했다”고 덧붙였다.

경기청 생활질서계 소속 성매매업소 단속 경찰관 B경사 등 2명은 목에 팔로 머리를 감아 옆구리에 끼는 ‘헤드록’을 걸며 수갑을 채웠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 지인의 112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B경사 등의 설명을 듣고 난뒤 A씨를 파출소로 데려갔다. 이후 응급처치를 받은 A씨는 진범이 잡힌 뒤에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경찰이 무고한 시민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불법 체포를 했고 얼굴에 4㎝에 달하는 심한 상처까지 입혀 14바늘을 꿰맸다. 나를 폭행한 경찰관은 끝까지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았다. 병원에선 얼굴에 흉터가 평생 남을 것 같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경찰은 성매매업소 단속을 위해 오피스텔 건물을 찾았고 제보자가 알려준 옷차림과 비슷한 A씨에게 “경기청 ○○○ 경찰관입니다”이라며 신분 확인을 요구했는데 도망가 물리력을 사용했다며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B경사는 “불심검문을 하려했는데 A씨가 갑자기 도망갔다”고 말했다.

A씨는 납치당하는 것으로 판단해 도망간 것이라고 강조했고 당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에는 B경사가 A씨에게 다가가더니 왼팔을 잡으며 길을 막는 장면이 담겼다.

도주에 따른 제압이라는 B경사의 주장과 다소 다른 모습이었다.

경기청 청문감사관실은 감찰조사에 착수했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