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예산안 편성에 '재정 역할' 방점…민생집중 건전재정
윤 대통령 "필요한 곳에 제대로 투자해 효율성 높여"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과 2024~2028년 중기 재정 운용과 관련해, 17일 '민생 안정'을 목표로 건전재정 및 예산 구조조정에 집중하자고 독려하고 나섰다. 재정의 선순환적인 역할에 대해 방점을 찍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알뜰한 나라살림, 민생을 따뜻하게'라는 슬로건을 주제로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지난 2004년 이후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주재 하에 매년 개최해왔다. 이번 회의는 21번째다. 본격적인 예산편성을 앞두고 국무총리, 국무위원, 여당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해 향후 재정 운용 방향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각 부처를 대변하는 장관이 아니라 국정 전반을 담당하는 국무위원의 관점에서 2024~2028년 중기 재정 운용과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 3년 차를 맞아 지난 2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재정 운용 방향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밝히고 있다. 2023.06.28.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국민께서 마음 편히 행복하게 오늘을 사실 수 있도록 만들고 지금의 자유와 풍요가 미래에도 계속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첫 번째 존재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요즘 취임 이후 해 온 일들을 돌아보며 앞으로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3년의 국정을 운영해야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오늘 회의가 초심을 다지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의 재정 운용이 민생을 더 세심하게 챙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대비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며 "국가의 존립과 직결된 국가적 비상사태인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야만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늘어나고 국민이 체감하는 자유와 복지의 수준도 획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서민은 중산층으로 올라서고 중산층은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기 위해 재정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성장의 토대인 R&D의 경우, 예타를 전면 폐지하고 투자 규모도 대폭 확충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확충하고 어르신을 비롯한 취약 계층에게는 기초연금, 생계급여를 계속 늘려서 생활의 짐을 덜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서 "정부의 의료개혁 5대 재정투자를 재정에서 차질 없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재원의 제약점과 건전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재정의 한계를 피력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가 할 일이 태산이지만 재원이 한정되어 있어 마음껏 돈을 쓰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더 허리띠를 졸라매는 건정재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의 의미가 비효율적인 부분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 제대로 투자해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각 부처가 부처 이기주의를 벗어나 성과가 낮거나 비효율적인 예산을 적극 구조조정해 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각 부처 장관에게 "책상에만 있지 말고 부지런히 현장에 나가 어려운 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정책과 예산에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모두 발언에 이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및 중기재정운용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진 세션1에서 민생 안정을 위한 핵심과제(의료개혁, 청년의 미래 도약 지원, 지역 교통 격차 해소)에 대해, 세션2에서는 역동경제(R&D, 반도체 산업 지원)를 위한 재정투자 방향에 대해, 세션3에서는 재정혁신 과제(저출생 대응, 지방교육 재정혁신)에 대한 참석자 간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논의한 사항에 대해 "앞으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및 2024~2028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원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 박상욱 과학기술수석비서관, 왕윤종 국가안보실 제3차장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