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아프리카 48개국과의 '동반 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 '굳은 연대'라는 3가지 청사진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는 호혜적 협력을 통해 공급망의 안정을 꾀하는, '핵심광물 대화' 협의체를 한국과 아프리카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는 전 세계 광물 자원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 기여하는 모범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이자, 대한민국 건국 이후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개최한 첫 번째 다자 정상회의다. 48개국 정상과 대표들, 4개의 국제기구 대표, 아프리카연합(AU)의 집행위원장까지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48개국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오전 세션과 오후 세션을 마친 후, 공동언론발표 자리를 통해 우선 '동반 성장'과 관련해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경제동반자협정(EPA)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을 통해 호혜적 교역과 투자 협력을 더욱 확대하여 '동반 성장'을 이루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의 실현에 맞추어, 무역과 투자의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며 "한국은 아프리카 각국의 실질 수요에 따라, 2030년까지 100억 불 수준으로 ODA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 기업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원활한 아프리카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약 140억 불 규모의 수출금융도 관련 기업들에게 제공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우리의 우수한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더욱 활발하게 진출하여 지속 가능한 인프라 확충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전자정부 도입을 지원하고 경제발전 경험공유사업(KSP)을 추진해서 아프리카의 디지털 기반 무역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국은 '테크 포 아프리카(Tech 4 Africa)' 이니셔티브를 통해 디지털 분야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청사진인 '지속 가능한 발전'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과 대표들은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위협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아프리카의 기후대응 수요를 반영하는 기후금융구조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며 "한국은 아프리카의 식량안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K-라이스벨트와 같은 식량 자급자족 역량 강화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세 번째 청사진인 '굳은 연대'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굳게 연대해 나갈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며 "한국은 2024년, 2025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수임을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자들은 이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모든 일원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알려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폐회를 선언하면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는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만드는 미래를 향한 협력의 나침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늘 논의되고 공동선언에 포함된 협력 사업의 순조로운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와 농업장관회의(Agriculture Ministers Meeting)와 같은 분야별 고위급 협력체를 적극 가동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오는 2026년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해 이번 정상회의의 성과를 점검하고, 차기 정상회의 개최 방안도 협의할 방침이다.

지난 3일 공식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정상회의에는 아프리카 48개국과 아프리카연합(AU) 등 4개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했다.

쿠데타 등 정치적 이유로 초청이 불가능한 6개국을 제외하면 정상회의 참석이 가능한 아프리카 국가는 48개국으로, 한국 정부 초대를 받은 48개국 모두가 초청에 응했다.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에 조약 및 협정 12건과 양해각서(MOU) 34건이 체결되기도 했다. 또한 핵심광물협력 MOU 2건,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6건, 인프라·모빌리티 협력 MOU 3건이 체결됐고, 경제동반자협정(EPA) 2건에 대한 협상 개시 선언이 이뤄졌다.

오는 5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무역협회가 주관하는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