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기자]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지사가 자신의 권한을 활용, 현내 미군기지 신설(이전) 공사에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아베 정권과의 갈등이 한층 첨예해질 전망이다.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沖繩)현 지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전임 지사 시절 이뤄진 헤노코(邊野古) 연안(미군기지 신설 대상 부지) 매립 승인에 하자가 있었다며 승인 취소를 위한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오나가 지사는 자신의 이날 발표가 "모든 수단을 강구해 헤노코 기지 건설을 막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나가 지사의 이 같은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미군기지 신설 부지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던 주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승인 취소 작업의 일환으로 오키나와현 당국은 기지 건설 실무를 맡은 오키나와 방위국에 대해 오는 28일 의견 청취를 할 예정이다. 승인 취소 절차는 1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군기지 현내 이전에 반대하는 오키나와 지방정부 및 주민과 중앙 정부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게 됐다. 일본 중앙 정부는 오키나와과의 '집중 협상'이 진행된 한 달 동안 중단했던 기지 이전 공사를 지난 12일 재개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매립 승인 취소가 최종 확정되면 불복 조치를 밟을 예정이어서 결국 소송전으로 사태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참의원 특별위원회에서 "정부가 하나되어 관계 법령을 따라 주민 생활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미군기지 이전 공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공사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
미일 양국 정부는 주택가 주변에 있어 주민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 후텐마(普天間) 기지(오키나와현 기노완 시 소재)를 현내 헤노코 연안(나고 시 소재)으로 이전키로 했지만, 기지의 현외 이전을 원하는 주민들의 반대 속에 합의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나고시 시장 선거, 11월 오키나와현 지사선거, 12월 중의원 선거 등에서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 여론이 확인된 가운데, 공사를 강행하려는 아베 정권과 그에 반대하는 오키나와 사이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