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기자] 이집트 군 병력이 서부 사막 지대에서 멕시코 관광객 등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대원들로 오인 사살했다.
이집트 내무부에 따르면 이집트 군인들과 경찰이 전날 서부 알와하트 지역의 사막에서 사륜구동 차량 4대에 총격을 가했다고 14일 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을 인용해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 총격으로 해당 차량에 타고 있던 멕시코와 이집트 국적의 관광객 1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집트 내무부는 사망자들의 국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멕시코 외무부는 자국민 2명 이상이 이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이집트 내무부는 "군경 합동팀이 테러 분자들을 추적하다가 실수로 관광객 탑승 차량에 총격을 가했다"며 "그 차량은 사건 당시 출입금지 구역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관광부 대변인 라샤 아자지는 "해당 여행사는 관광 허가증을 보유하지 않았고 당국에 사막 관광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고 말하는 등 책임을 여행사 측으로 돌렸다.
멕시코 외무부는 이집트 정부에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자국민 시신의 조속한 이송을 요청했다.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이집트 서부의 사막지대는 IS 대원들의 비밀 은신처로 여겨지고 있다.
이 일대는 IS의 이집트 지부를 자처하는 무장단체가 지난달 프랑스 회사 직원인 크로아티아인 인질을 참수한 곳으로도 추정됐다.
이집트에서는 2013년 7월 무슬림형제단을 이끌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되고 나서 군인과 경찰 등 공권력을 겨냥한 이슬람 무장세력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나이반도에서 주로 활동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작년 11월 자신의 조직명을 '시나이 지방'으로 바꾸고 IS에 충성을 맹세한 뒤 전국 각지에서 폭탄 공격과 총격 테러를 잇따라 감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