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기자]박근혜 대통령과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제8차 한·EU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강력한 규탄 의사를 밝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이후 배포한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플루토늄 및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계속되는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관련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음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 및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폐기하며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가입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박 대통령과 투스크 의장은 특히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상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고 더 이상의 도발을 자제할 것도 촉구했다.
이어 6자회담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이 6자회담 재개의 우호적 여건 조성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호응하고,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상 공약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평화통일과 관련, 이번 회담을 통해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남북관계 진전이 한반도뿐 아니라 전세계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임을 강조하면서,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공동언론발표문에는 현 정부의 대북 기조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및 우리 정부의 평화통일 노력과 대북 대화제의, 남북관계 개선에 기초한 평화통일에 대한 EU 측의 지지, EU의 대북 비판적 관여정책에 대한 우리 측의 평가도 포함됐다.
두 정상은 아울러 북한 인권상황에 대해 "작년 유엔 조사위원회 보고서에서 명시된 바와 같이 중대한 우려를 공유했고, 북한이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충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공감하고 북한이 비핵화 실현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 계속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 7월 타결된 이란 핵협상 결과가 충실히 이행돼 나감으로써 북한 핵 문제의 원활한 해결 등 국제 비확산 체제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에 투스크 의장은 "최근 휴전선에서 발생한 북한과의 위기를 합의로 변모시킨 성과에 대해 치하드린다"며 "EU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한다. 특히 박 대통령의 개인적 노력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투스크 의장은 또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내달 말 또는 11월 초에 한국에서 열기로 한 것과 관련, "박 대통령의 노고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노력들은 향후 지역 안정화와 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양측이 지난 5월 서명한 위기관리활동 참여 기본협정과 관련, "우리 국회의 비준이 조속히 완료되는 대로 아덴만에서의 EU의 해적퇴치 활동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부 중동 국가의 난민 사태와 관련해서는 "(두 정상은) 인도적 위기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계속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