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무더기 불출석…유일하게 출석한 핵심증인 최재영 '입 주목'
최 목사 "김여사·한동훈, 고위직 인사 조율" 주장…국힘 "철저히 기획, 함정팠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6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 2차 청문회를 열었지만, 증인으로 채택된 24명 중 18명이 무더기로 불출석해 여야는 유일하게 출석한 핵심증인 최재영 목사를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가방을 건넸던 최재영 목사는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현 국민의힘 대표)과 고위직 인사를 조율했다"며 "한동훈 전 장관이 당시는 민정수석실을 겸해 역할을 했기 때문에, 마지막에 고위직 인사를 최종 조율할 때는 두 사람이 조율하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 목사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대통령실) 수석도 야단치고, 장관·차관 자리를 임명하면 전화해서 직접 (의향 전달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여사에게) 여러 가지 선물을 제공했고 여러 가지 청탁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여사는) 주는 선물은 모두 받아 챙기셨다"며 "청탁 중 일부는 반응이 없었고 나머지는 들어주려고 청취했는데 청탁이 이뤄진 것은 한 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직무 관련성에 대해 "제가 처음 여사와 대화를 틀 때부터 통일 운동과 대북 사역을 하고 북한 쪽 관련 일을 한다고 했기 때문에 선물을 줬을 때는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2차 청문회에서, 정청래 위원장(사진 왼쪽)이 청문회 진행 방식과 관련해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2024.7.26 /사진=연합뉴스


최 목사는 여당에서 '몰카'라고 비판한 가방 선물장면 촬영 경위에 대해 "1차 접견 때 여사가 제가 보는 앞에서 금융위원을 임명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다음에 여사를 접견할 기회가 있으면 증거를 채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미국에서는 '언더커버'라고 한다, 몰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친 간 친분을 이용해 김 여사에게 접근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부정을 이용한 게 없다, 전혀 미안하지 않았다"며 "제 2부속실과 민정수석실이 없는 사각지대를 이용해 김 여사가 마음대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경호시스템을 무력화하면서 이권에 개입하고 인사청탁을 하고 국정농단을 하고 있구나 하고 확신을 더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최 목사의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불법 녹취록으로 대선판을 흔들려고 하다가 실패한 서울의소리가 소송을 당하자 앙심을 품고 최재영과 손잡고 철저히 기획해서 함정을 판 사건"이라며 "서울의소리라는 매체는 유사 언론이라고 부르기도 저급한 공작 집단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명품 가방 사건의 본질은 '몰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본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재영은 스스로 종교인으로 내세우지만, 서울의소리와 공모해 마치 스파이처럼 손목에 몰카 시계를 차고 불법 촬영을 한 범죄혐의자"라며 "이 '몰카 공작'을 지시한 사람이 있으면 말하라, 본인 생각인가 아니면 이명수(서울의소리 기자)의 제안인가 아니면 제삼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최 목사는 "내가 스스로 목격해서 내가 계획한 것"이라며 "이 사실을 얘기하니 (서울의소리가) 카메라와 선물을 사주며 조력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최 목사를 거들며 "결국 이 사건은 '김영란법 위반인데 김 여사가 공무원이 아니니 처벌할 수 없다'가 아니라, 특가법상 알선수재죄를 김 여사가 저질렀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해야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수사를 의뢰했어야 했고, 처벌 대상은 김 여사일뿐, 최 목사는 처벌 조항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 또한 이날 김 여사와 관련해 "증인인 최 목사도 김 여사에게 청탁했다고 시인했다"며 "결국 공직자의 배우자(김 여사)가 직무와 관련해 청탁 받고 금지된 물품을 수수한 것은 현행법 처벌 요건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야당 법사위원들은 오후 12시경 청문회를 정회하고, 김 여사의 청문회 불출석에 항의하기 위해 한남동 대통령관저 앞까지 찾아가 관저에서 20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법사위 김승원 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날 갑작스레 쏟아진 비를 맞으며 "김건희 증인은 오후 청문회 반드시 출석하라", "주가조작 김건희 최은순은 국회에 출석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친 후, 국회 법사위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