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16세 여고 2년생 반효진(대구체고)이 사격 역대 최연소 금메달을 쐈다.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4번째 금메달이자 역대 하계 올림픽 대한민국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반효진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냈다.

   
▲ 최연소로 사격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반효진. /사진=IOC 파리올림픽 공식 SNS


반효진의 금메달은 이번 대회 사격 종목에서 나온 한국의 두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선수단 전체 네번째 금메달, 그리고 대한민국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이다.

이번 대회에서 사격은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으로 떠올랐다. 대회 첫날인 27일 공기소총 10m 혼성에서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은메달로 한국 선수단 대회 1호 메달을 신고했고, 28일 공기권총 여자 10m에서는 오예진(IBK기업은행)과 김예지(임실군청)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었다. 이날 반효진의 금메달까지 대회 시작 사흘밖에 안됐는데 사격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뿐만 아니라 반효진은 한국 사격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신기록을 세웠다. 만 16세 10개월 18일에 메달을 딴 반효진은 2000 시드니 올림픽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강초현(당시 만 17세 11개월 4일)이 보유했던 최연소 기록을 경신했다. 반효진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통틀어 최연소 선수이기도 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반효진은 2021년에야 처음 총을 잡아 사격 경력이 3년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사격 시작 3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으니 '사격 천재' 수식어를 붙일 만하다.

전날 열린 공기소총 본선에서 반효진은 60발 합계 634.5점을 쏴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은 8명의 선수가 먼저 10발씩 쏜 후 그 점수를 안고 두 발씩 사격하면서 합계 점수가 가장 낮은 선수가 한 명씩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반효진의 강력한 경쟁자는 공기소총 혼성 금메달리스트인 황위팅(중국)이었다. 둘은 치열하게 맞붙어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다. 

10발 사격을 마쳤을 때 반효진은 황위팅에 밀려 2위에 자리했다. 이후 두 발씩 쏘며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시리즈에 들어 반효진이 16번째 사격에서 10.9 만점을 쏴 0.1점 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근소하게 앞서가던 반효진은 황위팅이 22발째 9.6점을 쏴 1.3점 차로 격차를 벌렸다.

금메달이 눈앞에 다가오자 반효진이 흔들렸다. 금메달을 결정하는 마지막 시리즈에서 23번째  9.9점, 24번째 9.6점으로 부진해 황위팅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 반효진은 공기소총 10m 여자 올림픽 타이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냈다. /사진=IOC 공식 한국어 SNS


결국 둘은 살 떨리는 슛오프로 금메달을 가려야 했다. 반효진은 다시 침착 모드를 되찾아 10.4점을 쐈고, 10.3점에 그친 황위팅을 불과 0.1점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합계 251.8점을 기록한 반효진은 이 종목 올림픽 결선 타이기록까지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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