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240년짜리 포도주를 개봉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에게 대접한 크림 자치주의 와이너리 책임자가 기소 위기에 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BBC는 우크라이나 검찰이 국유재산 '횡령' 혐의로 크림 자치주의 와이너리 책임자를 기소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이탈리아 실비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함께 지난주 크림을 방문하면서 크림 반도의 유서깊은 포도주 저장고 '마산드라'를 찾아 포도주를 마시는 장면이 러시아 TV에 방영된 게 사건의 발단이 됐다.
마산드라 와이너리는 지난해 크림이 러시아에 합병되기 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의 국유 재산으로 국가가 관리했지만, 이제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함께 와이너리를 둘러보다가 먼지에 쌓인 포도주 한 병이 1891년산임을 확인하고 맛볼 수 있느냐고 친 러시아계인 야니나 파블렌코 책임자에게 물었다.
파블렌코는 "물론 가능하다"고 대답하고 나서 곧바로 병을 따고 포도주를 건네는 장면이 TV에 나왔다.
BBC는 파블렌코가 1775년산으로 240년 된 '에레스 데 라 프론테라' 포도주도 땄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 포도주 가격이 9만 달러(약 1억450만원) 이상이며 병을 따 포도주를 건넨 파블렌코에게 '횡령' 혐의를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파블렌코는 지난해 크림의 러시아 병합을 지지, 찬성투표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당국에 이미 '반역' 혐의로 기소돼 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날 딴 포도주가 지난 2001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경매에서 4만9700달러에 팔린 것과 유사한 것이라면서 "마산드라와 크림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 모두의 문화유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