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비중‧대출금액 증가…"변동성 구간 유의해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5일 국내 증시 대폭락 이후 지난 6일까지만 해도 19조원 수준이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7일 기준 17조7000억원 수준으로 하루 만에 급감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낙폭이 워낙 컸던 만큼 반대매매도 속출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급증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손바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지난 5일 국내 증시 대폭락 이후 지난 6일까지만 해도 19조원 수준이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7일 기준 17조7000억원 수준으로 하루 만에 급감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사진=김상문 기자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최근 기록적인 급감세를 나타냈다. 이는 신용거래융자잔고 현황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 목적으로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지칭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잔고는 17조719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인 6일까지만 해도 19조 554억원 수준이었던 것이 하루 만에 1조3363억원 감소한 것이다. 이는 역대 최대 낙폭이다. 종전 최대 낙폭 기록인 지난 2022년 6월 27일의 8476억원과도 차이가 꽤 크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지난 6일 기준 8조3102억원 수준이었던 신용거래융자잔고는 불과 하루 만인 7일 7조6027억원으로 약 7000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근래 어느 때와도 비교가 불가능한 압도적인 낙폭이다. 지난달 하순경까지만 해도 코스닥 신용거래융자잔고는 9조원을 넘기고 있던 터였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급감세가 이달 초 국내 주식시장 폭락장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급락세가 너무 가팔라 빚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반대매매도 그만큼 늘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반대매매란 

지난 6일 반대매매 금액은 433억원을 기록했는데, 개인들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인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무려 4.6%까지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기한 내 미수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담보 주식을 일정 시간에 시장가로 매도하는 거래를 뜻한다.

대부분의 경우 반대매매 일일 비중은 0%대에 머무른다. 결국 이례적인 급락장에 뒤따른 이례적인 반대매매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7일에도 반대매매 금액은 214억원을 기록해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 2.1%를 기록했다.

다행히 급락장 이후 국내외 증시는 낙폭에 비하면 느리긴 하지만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자 또 다시 빚투가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빠르게 증가해 대출액의 일정 비중이 주식시장으로 넘어온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변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단타성 매매가 급증하는 모습이 관측된다”고 분위기를 전하면서 “여전히 변수가 너무 많은 시장이기 때문에 투자비중 조절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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