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상급병원 1인실 입원일당 보장 특약의 보장 한도가 이달 말부터 축소될 예정인 가운데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리면서 불완전판매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인실 특약은 전국에 상급병원이 많지 않아 사실상 이용이 어려워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이달 중순까지 판매하기로 했던 1인실 특약 판매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늘리며 막바지 영업에 막차를 가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캡처


삼성화재는 지난 15일 해당 특약을 절판한다고 예고했지만 이달 31일로 연기했다. 이후 흥국화재도 15일에서 25일로, 메리츠화재도 16일에서 31일로 미뤘다. KB손해보험은 16일에서 30일로, 롯데손해보험은 18일에서 25일로 연기했다.

1인실 특약은 상급종합병원의 1인실에 입원하면 입원비를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보장 한도가 5만~10만원에 그쳤으나 삼성화재에서 60만원까지 상향한 후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도 55만원까지 보장하는 담보를, DB손해보험도 최대 60만원 보장 담보를 내놨다. 현대해상도 지난 2월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한도를 총 60만원으로 올렸다.

지방의 경우 1인실 입원비가 60만원보다 훨씬 적고 수도권도 60만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한 번만 가도 본전을 뽑을 수 있다며 입소문을 탔고 상반기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다.

이에 금융당국에서 과당경쟁에 따른 손해율 악화 등을 우려해 자제를 권고했고 보험사들은 1인실 입원일당 보장 한도를 30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며 보험업계 내 과당경쟁에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우선 상급병원이나 1인실 등 입원비용 담보에 가입 시 해당 의료시설 이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현재 전국의 상급병원은 47곳에 불과하고 일부 지역은 상급병원이 없거나 한곳에 그쳐 접근성이 낮다. 1인실 병상 비중은 전체의 6.8%로 1인실이 있어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급병원 1인실에 입원하는 경우 각종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가 이를 고려해 금액이 산정됐는데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손해율도 급격히 악화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액을 하향 조정하게 됐다”며 “해당 특약의 경우 상급병원에 입원을 해야하고 오래 있기도 어려워 도덕적 해이 우려는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보장 한도가 낮아지면서 영업현장에서는 상품 개정 전 가입을 서두를 것을 권유하는 절판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운전자보험, 단기납 종신보험, 독감보험 등에 이어 또 다시 절판마케팅이 성행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설계사는 “설계사들이 상품 개정에 대해 안내하면 그 전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절판마케팅에 따라 설계사의 실적이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도한 절판마케팅은 불완전판매가 발생하거나 분쟁·민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식의 홍보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는 만큼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채 급하게 가입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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