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반복되는 '이자장사' 논란 속 무수익여신잔액 급증으로 새 성장동력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채무자들이 빚을 갚지 못하면서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당국에서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에만 집중하라는 의견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은행들은 연체율 등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기반을 다질 수 있는 담보대출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데, 당국의 구두개입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만큼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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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반복되는 '이자장사' 논란 속 무수익여신잔액 급증으로 새 성장동력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채무자들이 빚을 갚지 못하면서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당국에서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에만 집중하라는 의견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사진=각사 제공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악성채무인 '무수익여신'이 전 은행권의 큰 문제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3조 79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3조 2473억원 대비 약 16.9%(5473억원) 급증한 수치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재조정, 법정관리 등으로 이자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깡통대출'로 불린다. 시중은행의 경우 기업대출에서 두드러졌는데, 중소기업과 건설사 등의 부실이 커진 까닭이다.
인터넷은행 3사에서도 무수익여신이 급증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은행 3사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5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4121억원 대비 약 30.5%(1257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카카오뱅크가 1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1415억원 대비 약 40.4%(571억원) 급증했고, 케이뱅크는 1453억원에서 2027억원으로 약 39.5%(574억원) 늘었다. 토스뱅크는 1253억원에서 1365억원으로 8.9%(11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사는 시중은행과 달리 가계대출에서 무수익여신이 급증했다. 올 상반기 기준 카뱅의 가계부문 무수익여신 잔액은 1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1411억원 대비 약 35.5%(501억원) 급증했고, 케뱅은 1437억원에서 1944억원으로 507억원 증가했다. 토뱅은 1057억원에서 932억원으로 약 11.8%(125억원) 줄어든 반면, 기업부문에서 196억원에서 433억원으로 약 120.9%(237억원) 폭증했다.
이 같은 무수익여신 증가는 포용금융 확대에서 비롯됐다. 당국이 인터넷은행에 제시한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목표치는 30%로, 올해 6월 말 기준 토뱅 34.9%, 케뱅 33.3%, 카뱅 32.4%의 포용금융을 달성했다.
당국이 당부한 최소한의 역할인 '포용금융'은 목표치 이상으로 달성했지만, 건전성 관리가 문제다. 인터넷은행은 포용금융에 충실하면서도 건전성 개선의 방법으로 담보대출 확대를 희망하고 있지만,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및 암묵적 비판 등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순이익 절대값이 대형 시중은행 대비 매우 적음에도 불구, 신생 은행인 탓에 빚게 되는 성장률 폭증 착시현상도 애로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인터넷은행들은 지난 10일 가계대출 실수요자를 위해 마련된 이복현 금감원장과의 만남에서도 "연초부터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하고 있다"며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지원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데 그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당국이 폭증한 가계대출을 이유로 전 은행권을 압박하는 가운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인터넷은행들은 또 포용금융만 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며 "신사업 등을 추진해야 하는 3사로선 보이지 않는 당국의 입장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케뱅과 카뱅이 정부의 대환대출을 통해 주담대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 정작 당국에서는 혁신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인뱅을 압박하고 있다"며 "유일하게 주담대가 없는 토뱅이 주담대 출시를 망설이는 것도 당국의 메시지를 의식한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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