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미국 백악관에서 25일(현지시간) 저녁 열린 미국과 중국 정상의 국빈 만찬에서는 '무언의 외교'라고까지 불리는 양국 퍼스트레이디의 패션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미셸 오바마 여사는 이날 특유의 세련되면서도 과감한 패션으로 만찬 참석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사진=AP 통신

미셸 여사는 굵은 웨이브를 넣은 머리를 한쪽으로 늘어뜨린 채 어깨를 드러낸 머메이드 라인(인어공주처럼 무릎까지는 몸에 밀착되고 무릎 아래부터 퍼지는 스타일)의 검은색 드레스를 입었다.

이 드레스는 웨딩드레스 디자인으로 유명한 중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베라 왕의 작품이다.

베라 왕은 만찬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의 유산을 지닌 미국인으로서 퍼스트레이디의 옷을 디자인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셸 여사는 4년 전 후진타오 당시 중국 주석을 위한 백악관 국빈만찬에서는 영국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의 이브닝드레스를 입었다가 "외교·경제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난받은 바 있다.

이후 2011년 한미 정상 만찬에서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디자이너 두리 정의 옷을, 미일 정상 만찬 때는 일본계 디자이너 쇼지 다다시의 옷을 입고 나오는 등 양국 관계를 배려한 '외교적인' 옷차림을 선보여왔다.

중국에서 '패션 아이콘'으로 통하는 펑리위안 여사는 올림머리를 한 채 화려한 장식이 들어간 짙푸른색의 실크 드레스를 입고 나와 우아함을 과시했다.

중국 황후를 연상시키는 이 드레스는 중국 디자이너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부인들과 어울리는 의상을 입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셸 여사와 색깔을 맞춘 검정 정장에 검정 나비넥타이를 선보였고, 시 주석은 감색의 중국풍 정장에 펑리위안 여사 드레스와 같은 색의 포켓 스퀘어(양복 주머니에 꽂는 장식용 손수건)를 착용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두 퍼스트레이디 외에도 초청 손님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부인인 중국계 미국인 프리실라 챈이 임신 중인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우아한 새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