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P 통신

[미디어펜=문상진 기자]핀란드에서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폭력시위가 일어난 가운데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 차림 참가자가 출현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핀란드 현지 언론들은 이날 새벽 남부 도시 라티에서 난민들이 탄 버스를 40여명의 시위대가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들 시위대는 시 남부에 개설된 난민 접수처에 횃불과 핀란드 국기, 이민자를 반대한다는 문구 등이 적힌 손 깃발을 들고 나타나 난민 버스와 적십자사 소속 자원봉사자들을 향해 폭죽과 돌을 던졌다.

난민을 공격한 시위대 가운데에는 미국에서 흑인 등 소수인종을 상대로 무차별 테러를 일삼아온 인종차별단체 KKK 단원처럼 흰색 복면과 망토 차림을 한 참가자도 있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공격받은 버스에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난민들이 타고 있었으나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 가운데 2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이 벌금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망명 신청자와 이민자들을 겨냥한 위협과 폭력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사저를 난민에게 내놓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핀란드 정부에서도 성명을 내고 "밤사이 망명 신청자들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시위를 규탄한다"며 "폭력과 위협 행위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성토했다.

핀란드에서는 지난해 3600명이던 망명 신청자가 올해는 3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난민 유입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반대 시위나 폭력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24일에도 남동부 도시 코우볼라에서 50세 남성이 망명 신청자들이 머무르는 임시 거주시설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19일에는 북서부 라피 주의 항구도시 토르니오에서 500여명이 난민 유입에 반대해 '인간 장벽'을 만드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