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미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밤 마지막 방문지인 필라델피아에서 1만8000명이 넘는 신자 가족들을 상대로 가정과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P·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세계 천주교 가정대회 기념 공연이 열린 필라델피아 벤저민 프랭클린 파크웨이에서 준비한 원고를 읽어나가는 대신 즉흥 연설로 청중에 웃음을 선사했다고 27일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무대에 오른 교황은 가정을 '희망의 공장'이라고 표현하며 "'당신은 결혼한 적이 없으니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많은 가정이 '십자가를 짊어진다'"며 "가족들은 때로 다투기도 합니다. 접시도 날아다니고 아이들이 골칫거리가 되기도 하죠. 시어머니나 장모님 얘긴 꺼내지도 않겠습니다. 그래도 모두 가족의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는 등 가족 간 다툼과 시어머니, 장모에 대한 언급으로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교황은 "이러한 어려움들은 모두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절대 화해하지 않은 채 하루를 마감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당초 교황청이 사전에 배포한 교황 연설 자료에는 가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다소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으나 그대로 읽는 대신 부드러운 즉흥 연설을 택한 것이다.

워싱턴과 뉴욕에 이어 이날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교황은 공연에 앞서 인디펜던스홀 연설을 통해 이민자들에게 "어떤 어려움과 곤경을 만나더라도 낙담하지 마라"고 격려했다.

이보다 앞서서는 필라델피아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성당에서 2400명의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27일 대규모 거리 미사 등을 끝으로 이번 미국 방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