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포항제철소 출입문에서 추석 휴가 반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임직원들. (아래)1978년 9월 17일 휴가를 반납한 근로자들이 합동제단에 성묘를 대신하는 모습. /사진=포스코 홈페이지
1978년, 대형 추석 차례제단이 등장한 이유

[미디어펜=고이란기자] 포스코는 추석에 얽힌 재밌는 일화가 있다. 포항 3기 건설이 한창인 1978년 추석 무렵의 일이다. 당시 포스코는 3기 건설 준공을 불과 2개월 앞두고 있었다.

현장에는 매일 2만여 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결국 문제가 발생했다. 이들이 추석 연휴를 떠날 경우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고육지책으로 국가적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추석휴가 반납운동을 실시했다. 당시 건설 역군들은 제철소 건설이 조국 발전을 위한 길이라는 일념으로 현장에 남았다.

포스코는 귀성하지 않은 인원들을 위해 현장에 제단을 마련하고 합동 성묘제를 열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차례 제단이라는 진기록도 남겼다.

수많은 근로자가 추석휴가도 잊고 땀 흘린 결과 포항 3기 설비는 마침내 1978년 12월 8일 종합준공을 이뤘다.

37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포스코 추석풍경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물론 대형 차례제단도 합동 성묘제도 다 흘러간 이야기다. 하지만 추석 휴가도 반납하고 현장에서 땀 흘리는 후배들은 남았다.

석탄과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높은 용광로)는 한번 쇳물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가동을 멈출 수 없다. 고로 설비 특성상 한번 불을 끄면 재가동을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추석연휴는  29일까지지만 담당자들은 쉬지 않고 4조2교대 일정에 맞춰 근무를 한 뒤 휴일 수당을 받는다”며 “현재 포항에 4개, 광양에 5개의 고로가  모두 정상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21일 철강제품 8억 톤 누적 판매라는 역사적 기록을 달성했다. 1972년 생산과 판매를 시작한 이후 43년만에 쾌거다. 37년전 포스코 일꾼들이 그랬듯, 정상조업을 위해 1500도가 넘는 현장을 지키며 묵묵히 소임을 다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