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온라인저널리즘은 불임상태

한국온라인편집기자협회(이하 온편협)가 ‘네이버’를 향해 비판의 칼을 댔다. 온편협은 지난 6일자 협회보를 통해"한국온라인저널리즘을 불임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뉴스캐스트는 폐지돼야 한다. 압도적인 시장지배자 네이버는 그 영향력에 걸맞게 책임감을 갖고 온라인 저널리즘 생태계의 발전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 논의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뉴스캐스트폐지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네이버를 향했지만, 그 내면은 뉴스 캐스트에 등록된 언론사들을 향해서도 칼을 든 것이다. 네이버 눈치를 보면서 클릭수에 연연하는 편집기자들의 실종된 언론 저널리즘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온편협의의견이 타당하다고 본다. 기자의 본질이 ‘클릭수’로 좌지우지 되버린 '저널리즘의 변질 상태'에서 ‘기자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자세는 당연한 태도라고 본다. 생각해보라. 네이버 1면 화면을 보면 어디 진실한 기사 제목이 몇 개나 있는가 다들 낚시질 하려는 바늘을 감추고서 군침도는 단어로 유혹하려는 문장이 이젠 식상하다. “또 속았다. 바가지 썼다. 시간 버렸다”는 비판이 여러차례 나온다.




몇초마다 화면이 회전하면서 뉴스 제목들이 돌아가는데, “자살, 죽음, 의혹, 폭력, 강간, 투신, 성폭행, 교사폭행, XX마약, 건물 붕괴” 단어들이 상당수 차지한다. 이러한 제목들이 등장하면, 다른 제목들은 재미없는 책제목들로 비쳐져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제목을 클릭하면, 제목과 전혀 딴판인 기사들이 많다. 이러한 네이버의 잘못된 병폐에 대해서 온편협이 따끔하게 지적하는 것이다.

이러한 참신한 주장에 대해서 ‘미디어 오늘’은 ‘반박 기사’를 냈다. 취재원은 ‘이병한 오마이뉴스 전략기획팀 차장’이다. 그런데 기사에서 미디어 오늘은 ‘오마이 뉴스’의 성격에 대해서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오마이 뉴스는 물론 미디어오늘도 네이버 뉴스 캐스트에 등록된 언론사라는 것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숨기고 있는 것이다.

‘당연한 사실’이라서 감췄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네이버 뉴스 캐스트에 등록된 언론사라고 기사에서 언급할 경우, 기사의 객관성에 많이 손상이 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뉴스캐스트에 등록된 오마이 뉴스’를 언급하지 않았다면, 기사 전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간다. 온편협의 주장을 그저 물타기 하려는 기사가 혹 아닐는지

네이버 뉴스 캐스트에 등록된 ‘미디어 오늘’이 온편협의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기사로서 ‘오마이 뉴스’의 취재원만을 섭외하고, 그 주장이 ‘객관적인 주장’인 것처럼 확대 보도하는 것은 ‘미디어 오늘’답지 않는 태도로 보인다. ‘미디어 어제’가 아닌 이상, 편협이 네이버를 비판한 건설적 주장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어 보이는 기사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온라인저널리즘이 언제부터인가 샛길로 빠져 미로를 헤메고 있습니다. 취재, 기사 배치, 이슈 선정, 제목 달기 등 온라인저널리즘의 모든 영역에서 ‘기사 클릭수’가 편집기자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습니다. ‘내가 올린 기사의 클릭수가 얼마나 나올까’하는 염려 때문에 편집 기자는 항상 마음을 졸이게 됩니다. 아무리 중요한 기사라도 클릭수가 보장이 안되면 모니터에서 사라져버리는 현실. 온라인 저널리즘이 실종된 자리를 차지하는 ‘클릭 저널리즘’입니다. 1분간 클릭수의 추이로 기사의 가치가 결정되는 ‘1분 저널리즘’이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편집기자의 신음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 온라인편집기자협회보 창간사

온편협은 ‘클릭수’의 총에 사살당한 ‘언론의 저널리즘’을 심각하게 성토하고 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1면 제목중에서 진정한 ‘언론의 저널리즘’이 살아있는 것들이 있는가 있다고 손든다면, 그 언론사가 정말로 그러한 언론이라면, 곧 뉴스 캐스트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그것이 현 네이버의 현실 아닌가





클릭수의 경쟁. 제목으로 독자들을 속이기. 내용보다는 제목으로 유혹하기.

언론의 저널리즘이 분명 옳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도, 미디어오늘에서 섭외한 오마이뉴스 취재원은 “뉴스캐스트 방식과 과거 뉴스 편집 방식을 비교했을 때 현재가 인터넷 생태계와 보다 가깝다. 다음과 같은 포털사도 뉴스 캐스트로 가야한다고 주장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그는 “수많은 인터넷 매체들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권한이 있으니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고도 말하고 있다. 이 얼마나 서로 모순된 말인가

언론사들이 왜 네이버에 일렬종대로 나열하게 됐는지 참 의문이다. 네이버에서 ‘미디어 오늘’ 혹은 ‘오마이 뉴스’를 뉴스 캐스트 및 뉴스 검색에서 제외시킨다면, 과연 이러한 기사가 나올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할 것이다. 네이버 1면에 분양받은 ‘6cm 땅’ 때문에 언론인들의 저널리즘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현 시점에, 네이버의 뉴스 캐스트 정책이 과연 언론의 저널리즘에 옳은가에 대한 진정한 질문을 던져할 때가 온 것은 아닐런지...

온라인협회는 “뉴스 캐스트가 인터넷 생태계에 가깝다는 오마이 뉴스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뉴스캐스트 제도로 인해 낚시질, 부정확한 제목 등 잘못된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편집기자의 문제도 아니고, 일개 언론사의 문제도 아니고, 네이버 포탈의 뉴스 캐스트 제도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토론회를 통해서 공론화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탈출구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