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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성지순례 도중 발생한 압사사고의 사망자수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축소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YTN 방송화면 |
[미디어펜=문상진기자] 24일(현지시간)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성지순례 도중 발생한 압사사고의 사망자수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축소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현재 사우디 정부의 공식 집계상 사망자수는 최소 769명이다. 이 집계는 26일 오후 발표된 뒤 이날까지 사흘째 같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사우디 비판에 앞장서는 이란 정부는 압사사고 직후부터 사망자가 2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지만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고, 사우디 측에서도 이란의 정치적 여론전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각 정부가 발표하는 자국민 실종자와 발표된 사망자 수가 현저하게 차이가 나면서 사우디 정부의 집계에 의혹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란이 줄기차게 제기한 사망자 수에 대한 논란은 파키스탄과 인도가 가세하면서 확산하고 있다.
파키스탄 여당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타리크 파잘 쇼드리 의원은 28일 "사우디 정부가 성지순례에 참가한 국가의 외교관들에게 신원확인을 위해 사망자 사진 1100장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앞서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무장관도 2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사우디 당국이 성지순례 압사사고에서 죽은 1090명의 사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우군'을 얻은 이란은 사우디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란 정부는 인명피해 수습을 위해 보건부 장관을 29일 메카의 관문인 사우디 제다로 급파하고 사우디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절차를 구체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성지순례기구(HPO)는 이란인 사망자가 228명으로 공식 집계(169명)보다 많을 뿐 아니라 247명이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라고 주장했다.
호시엔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차관은 "아프리카에서 온 성지순례객의 시신 700구가 사우디에 묻혔다"며 "이란은 사우디 당국이 임의로 이란인 시신을 매장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드 오하디 HPO 회장은 현지 언론에 "사망자가 (2천명이 아니라) 4700명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언론은 28일 오후 이란으로 돌아온 성지순례객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참사가 사우디 당국의 관리소홀 탓이며 사고 직후 구조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