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미국 민주·공화 양당이 1일(현지시간) '벵가지 특위'의 존폐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벵가지 사태는 2012년 9월 리비아 무장집단이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을 공격해 대사를 포함한 미국인 4명을 살해한 사건으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이 사건의 진실조사 명목으로 '벵가지 특위'를 꾸려 당시 국무장관으로 재직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 대대적 공세를 펴왔다.
그러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사퇴선언으로 차기 의장으로 유력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전날 이 특위가 이른바 '힐러리 죽이기'를 위한 전초기지라는 공화당 측의 속내를 갑작스레 드러내면서 역풍이 불었다.
민주당 측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정치 기구로 전락한 특위를 해체하라"며 벌떼처럼 들고일어났다.
2016년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가운데 민주·공화 양당이 '벵가지 특위'를 매개로 전초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발단은 매카시 원내대표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이가 클린턴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벵가지 특위를 꾸렸다. 현재 그녀의 지지도가 어떤가? 떨어지고 있다. 왜? 믿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공화당이 장악한 특위를 앞세운 전방위 공세로 클린턴 전 장관의 신뢰를 무너뜨림으로써 '대세론'을 꺾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