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서울 강남구·송파구·서초구 등 3구의 경매시장에서 첫 경매에 바로 낙찰되는 경우가 늘어 참가자들이 물건 선점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9월 강남 3구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45건 중 25건이 낙찰돼 낙찰률 55.6%를 기록했다.

   
▲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쌍용대치아파트'는 경매시장에서 보름 만에 같은 면적의 다른 매물 낙찰가가 4000만원 이상 상승했다./자료사진=지지옥션

낙찰가율은 101.7%로, 2006년 12월 101.6%를 기록한 이후 약 9년 만에 처음 100% 이상을 기록했다. 강남 3구에서 낙찰된 25건 중 17건이 낙찰가율 100%를 넘겼다.

평균 응찰자는 8.3명이었다.

특히 지난 9월 강남 3구 아파트 경매에서 경매 1회차에 유찰 없이 바로 낙찰되는 ‘신건낙찰’이 증가해 관련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체 25건 중 12건이 신건 낙찰됐으며 이는 전월인 8월 2건과 2015년 전체(1~8월) 49건에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해당 결과를 두고 최근 경매시장이 가격보다 물건 선점에 좀 더 의미를 두는 추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동일 평형의 동일 단지인데 며칠 만에 수천만원 이상 낙찰가가 상승한 경우도 있다.

일례로 지난 8일 전용 162.7㎡의 대치동 쌍용대치아파트 15층 1개 호실이 경매에 감정가 12억8000만원으로 나왔다가 신건에 21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 감정가 대비 118%인 15억1040만원에 낙찰됐다.

이로부터 약 보름 후인 9월24일 같은 면적의 1층이 경매에 나와 역시 첫 경매에 12명이 몰려 감정가(12억8000만원)의 121%인 15억5000만원에 낙찰이 이뤄졌다. 불과 16일 만에 비교적 인기가 떨어지는 저층이 4000만원 이상 높게 낙찰된 것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9.2대책의 효과가 재건축 단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투자자들이 지금을 상승기로 보고 물건확보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 3구의 낙찰가율이 100%를 넘은 시점이 2002년과 2006년 부동산 상승기였다는 점에서 지금의 상승곡선이 대책의 영향인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