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 주(州)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크리스 하퍼 머서(26)가 “경찰에 봉투를 전하라”며 학생 1명을 살려둔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는 3일(현지시간) AP통신의 보도를 인용하며 이와 같은 소식을 전했다. 보도는 사건 현장에서 목숨을 구한 학생들 가족의 증언을 토대로 머서가 총기난사를 벌이기 전 학생 1명을 골라 경찰에 전하라며 봉투를 줬다고 전했다.

살아남은 16세 학생의 엄마 보니 샨은 "총격범이 학생 1명에게 봉투를 주더니 교실 구석으로 가라고 하고는 '저 학생은 운 좋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생존 학생 가족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면서 "총격범이 봉투를 받은 학생에게 '걱정마라. 당신은 살아남을 거다'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봉투를 확보했으나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AP에 여러 장짜리 성명서가 든 봉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경찰에 보내는 메시지라고만 밝혔다.

한편 총기난사 현장에서 총알 7발을 맞으며 머서를 육탄 저지해 추가 피해를 막은 크리스 민츠(30)에게는 하루 만에 68만 달러(약 8억원)의 성금이 모였다. 성금은 치료비와 생활비로 사용될 수 있게 민츠에게 직접 전달될 예정이다. 인터넷에서 이뤄진 모금에는 2만여 명이 참여했다.

한편 사살 여부가 불분명했던 머서는 총기난사 후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으로 등록된 머서는 지난 1일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머서는 학생들 가운데 기독교인만 골라서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가중됐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