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이념의 방파제 지키는 영웅…새민련 대각성 없인 집권 못해

   
▲ 조우석 문화평론가
뭘 모르는 이들은 “왜 저 분이 온갖 정치적 비난의 화살을 혼자서 맞아야 할까?”를 물을 것이다. 그가 자초한 일이겠거니 하고 가늠할 지도 모른다. 세상이 그렇게 떠들어대니 말이다. 야당 의원에서 대부분의 언론까지 모두 한 입으로 그를 악마로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고영주(66) MBC 방문진 이사장 얘기인데, 결론을 미리 밝히자면 그는 비난의 독화살을 맞아야 할 분이 아니다. 우리시대의 의인(義人)이 맞다. 무너지는 대한민국 이념의 방파제를 온몸을 던져 막아내고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그를 공격하는 사악한 움직임이란 한국사회의 좌편향화가 얼마나 위험수위인가를 보여주는 증거일뿐이다.

최근 ‘고영주 사냥터’를 방불케 했던 현장이 2일 진행됐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의 MBC 국감이었다. 이날 야당의원들은 작심한 듯 보였다. 고영주 때리기에만 몰두해 방문진 경영 감사와 관련 없는 개인의 정치 소신과 과거 발언만을 문제 삼았다.

야당 의원 전병헌-최민희-이개호-우상호-문병호 등은 벌떼처럼 들고 일어서서 그를 가리켜“수구꼴통”이라고 총공격을 감행했다. 고 이사장을 돕는 우군(새누리당)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나 홀로 당당하게 답변하는 고 이사장을 향해 “들을 필요도 없는 막말”이자 “교언영색의 극치”라며 저들은 내내 아우성을 쳤으니 거의 목불인견이었다.

   
▲ 2일 진행됐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의 MBC 국감장은 ‘고영주 이사장 사냥터’를 방불케 했다. 이날 야당의원들은 작심한 듯 보였다. 고영주 때리기에만 몰두해 방문진 경영 감사와 관련 없는 개인의 정치 소신과 과거 발언만을 문제 삼았다./사진=jtbc캡쳐
고영주를 악마화하려는 야당의 움직임

일테면 야당 의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주변 세력은 이적(利敵)행위를 했다고 고 위원장은 보는가?”라고 물었을 때 그는 당당히 답을 했다. “그들을 가리켜 민중민주주의자라고 말한 적은 있다.”그게 정확한 것 아니던가? 아니나 다를까 문재인 새민련 대표 얘기도 나왔다.

그가 공산주의자라고 말한 적은 없으며 다만 “공산주의자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고 이사장이 소신발언을 거듭하자 야당 의원들은 거의 발작을 했다. 따져보자. 문재인이 한미연합사 해체, 연방제 통일 적극 지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건 세상이 아는 것 아닌가?

전교조가 내세우는 참교육이 이적(利敵)의 이념이고, 통진당이 이적 단체라는 것, 민중민주주의가 이적 이념이라는 것도 고영주만의 논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상식이다. 따라서 그날 국감장에서 뜻밖에도 돋보인 것은 고 이사장의 소신발언이었다.

그래서 국감장의 승리자는 그였다. 최근 좌파들의 이념공격에 밀리기만 했던 전선을 온전히 지켜낸 것은 순전히 그의 공로다. 선제공격을 감행하고도 본전도 못 추린 야당은 허둥지둥했고, 고 이사장이 국감스타로 떠오른 것도 흥미로운 결과다. 뉴데일리와 미디어워치 등 우파매체들이 “속이 다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너무 외롭다. 저렇게 혼자 싸우게 만드는 이 사회의 체제수호 능력이 한탄스러울 정도다. MBC 이사진 내부에서조차 그렇다. 지난 8월 말 방문진 10기 이사회가 구성된 후 열린 첫 회의에서 야당 추천 이사 한 명이 고영주 신임이사장의 사상검증을 벌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지만, 그때도 우군이 드물었다.

공영방송 이사회에서 특정 이사가 의제와 무관한 사안인 이사장의 이념을 추궁했던 일은 없었는데, 좌파들의 ‘거꾸로 된 색깔론 시비’는 저토록 극악스러웠다. 8월 27일 열린 방문진의 첫 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이사 유기철은 당신의 머릿속 이념에 대해 해명하라라는 식의 폭력적 언동을 버젓이 감행했던 것이다.

놀랍게도 동료인 여권 이사들까지 그런 무례한 행동과 오만한 행태를 멀뚱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방문진 이사진 출범을 전후해서도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PD저널, 기자협회보 같은 미디어매체는 물론 오마이뉴스와 같은 좌파 언론까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고 이사장에 대해 사상검증 시비로 우파진영을 압박했다.

   
▲ 문재인 대표는 고영주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상 고소를 제기해놓은 상태다. 2013년 1월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고 했던 발언을 그가 한 달 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송사는 사법적 정의를 떠나 이 나라 체제위기를 넘기느냐 가속화시키느냐를 가르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사진=jtbc 캡쳐
문화-법조-교육-언론 오염이 사회위기의 주범

안타까운 것은 따로 있다. 이 땅의 언론들이 체제수호 전선의 최일선에 서있는 고영주를 때리는 일에 역성들거나 아니면 수수방관을 한다는 점이다. 좌파 기관지인 미디어오늘와 미디어스 따위가 고 이사장이 “막무가내식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한 거야 뭐 그렇다고 치자.

문제는 이 땅의 못난이 주류언론도 그걸 따라간다. 국감 다음 날 중앙일보 지면은 양쪽 주장을 나란히 늘어놓는 수수방관의 태도로 일관했고, 조선일보 인터넷판은 “고영주 발언 논란”어쩌구 하는 식의 좌파 시각을 그대로 따라갔다. 결정적으로 연합뉴스 역시 상황을 완전히 거꾸로 전했던 어이없는 매체였다. 고 이사장이 “강성발언”을 거듭했고, 그 바람에 국감이 파행을 했다는 황당한 논리를 폈다.

이런 엽기적 언론상황의 핵심은 무엇인가? 필자인 나는 오래 전부터 이른바 ‘속물 리버럴리즘’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87년 이른바 민주화항쟁 이후 이 치명적 바이러스에 문화-법조-교육-언론이 감염됐고, 그게 지금의 사회위기를 재촉한다고 감히 말해왔다. 속물적 리버럴리스트들은 민주화세력 내지 양심세력으로 위장한 좌익에게 관용을 베푸는 데, 그 전형이 386세대이고, 지금의 엉터리 야당 새민련이다. 그런 저들이 똘똘 뭉쳐 ‘의로운 자’고영주마저 악마로 만들려는 또 한 번의 시도가 이번 국감장에서의 행패였다.

이게 중요한 사안인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문재인 대표는 고영주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상 고소를 제기해놓은 상태다. 2013년 1월 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고 했던 발언을 그가 한 달 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송사는 사법적 정의를 떠나 이 나라 체제위기를 넘기느냐 가속화시키느냐를 가르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또 있다. 여당 새누리가 이걸 방관하다가는 내년 총선을 망칠 수도 있다는 점, 동시에 야당 새민련은 그를 악마로 만들려는 행위 멈출 때 집권가능하다는 점을 새삼 밝혀둔다. 아니 이번 문제는 그런 정치적 유불리의 이해득실을 떠나 또 다른 차원의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 체제수호의 영웅 하나를 제대로 건사 못한 채 나 홀로 비난의 독화살을 맞도록 방치하는 사회는 굳이 존재할 가치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 경우 누가 이 이 사회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려하겠는가? 정말 안타까운 점은 이토록 2.5류 좌파들의 목소리만 들려오고 대접해주는 이 사회가 과연 정상은 정상인가하는 점이다. /조우석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