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기자] 사우디가 아시아 공급 원유에 대해 또다시 가격을 대대적으로 할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아시아 고객 정유사에 11월 인도분 원유 가격을 대대적으로 할인한다고 공식 통보했다고 블룸버그와 마켓워치를 인용해 5일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미디엄 그레이드 원유에 대해서는 역내 공급가보다 배럴당 3.20달러 낮춘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할인 분 1.30달러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아람코는 2012년 2월 아시아 공급 미디엄 그레이드 원유 가격을 배럴당 2달러 할인한 바 있다. 사우디 미디엄 그레이드 원유의 최대 수출시장은 아시아이다.

사우디 아람코는 또 아랍 라이트 유에 대해서는 아시아 공급분 가격을 11월에 1.70달러 낮춘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기준 가격보다 1.60달러가 낮아진다.

그러나 아시아 정유사들은 아랍 라이트 유의 11월 공급분 가격이 1.90달러(중간치 기준) 할인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앞서 블룸버그 조사에서 나타났다.

아람코는 또 11월 인도분 헤비 그레이드 원유 아시아 공급 가격도 배럴당 2달러 인하했다.반면 대미 선적분 인하 폭은 30센트에 그쳤다.

아람코는 라이트 및 미디엄 그레이드 원유의 11월 대미 선적분에 대해서도 가격 할인 혜택을 부여했다.

마켓워치는 사우디가 11월 선적분 가격을 이처럼 대폭 낮춘 것이 이란, 이라크 등 다른 중동 산유국의 할인 공세에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집계에 의하면 사우디는 지난 6월 기록적인 하루 평균 1048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030만 배럴을 유지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5일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사우디의 보유 외환이 지난 8월 2년여 사이 최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통화청 집계에 의하면 사우디 중앙은행 보유 순 해외 자산은 지난 8월 현재 6545억 달러로, 7개월째 감소했다. 지난 7월 보유 규모는 6610억 달러였다. 사우디의 보유 외환은 지난해 8월 기록적인 7370억 달러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유가가 '반 토막' 나면서 사우디의 재정 적자가 대폭 늘어났음을 상기시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 추세면 올해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20%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