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벨라루스의 여성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웨덴 한림원은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다음의 작품을 써왔다”며 알렉시예비치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1948년 5월 우크라이나 서부 스타니슬라브(현 이바노-프란코프스크)에서 벨라루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알렉시예비치는 벨라루스국립대 언론학과를 졸업한 뒤 신문사, 잡지사 등에서 기자로 근무하며 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소련 붕괴 체르노빌 사고 등을 겪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글로 옮겨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로 풀어냈다.

전쟁을 겪은 여자들의 독백으로 이뤄진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1985년 출간한 알렉시예비치는 2차 세계대전의 실상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린 ‘마지막 증인들’, 소련-아프간 전쟁의 폭력적인 실상을 다룬 ‘아연 소년들’(1989), 사회주의 몰락 이후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죽음에 매료되다’(1993) 등을 출간했다.

알렉시예비치는 전미 비평가협회상, 국제 헤르더상,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평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희곡 3편과 다큐멘터리 시나리오 21편도 집필했으며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14번째 여성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다림질을 하다가 수상소식을 들었다는 알렉시예비치는 발표 직후 스웨덴 SVT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복잡한 기분이다”며 “(노벨문학상 수상한 러시아 작가인) 부닌, 파스테르나크 등 위대한 이름들이 떠오른다. 환상적인 기분인 동시에 살짝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올해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릴 예정이다. 노벨상 상금은 800만 크로나(한화 약 11억2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