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선진화 정책 도입에 따른 배당 기준일 변화 영향…배당락 효과 크지 않을듯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올해 12월 결산법인 배당락일(27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배당주 투자에 영 심드렁한 모습이다. 최근 국내 배당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선배당·후투자’로 불리는 배당 선진화 정책을 도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 올해 12월 결산법인 배당락일(27일)이 다가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배당주 투자에 영 심드렁한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여겨지는 통신·금융·자동차주 대부분이 연말 기준으로 배당을 하지 않는다. 국내 주요 배당주의 배당기준일이이 2025년 초로 변경된 것이다. 

2024년 사업보고서에 배당절차 개선방안 정관변경을 마친 기업들은 내년 3월 결산 주주총회에서 배당액을 확정한 이후 배당기준일을 결정해야 한다. 

앞서 지난해 1월 당국은 사업보고서에 배당절차 개선방안 이행 여부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개정안을 발표하고 이를 올해 말부터 시행키로 했다.

배당 선진화 정책은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기준일과 배당 기준일을 분리하고 이사회가 배당기준일을 배당액 결정일 이후로 설정하도록 정관을 정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당금액이 확정되기도 전에 투자하는 이른바 깜깜이 배당 관행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투자자들에게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12월 말 배당락일에 출렁였던 증시 변동성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 상장사의 약 42.3%(1008개사)가 배당절차 개선 관련 사항을 정관에 반영한 상태다.

만일 배당기준일이 12월31일로 아직 ‘선배당후투자’ 정책에 동참하지 않은 종목으로 배당을 받으려면 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배당 기준일의 분산 때문인지 배당주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줄어든 모습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배당에 대한 배당차익거래가 12월 강하게 들어왔다. 이에 12월 중반까지 약 1조6000억원이 유입됐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18일 기준 6747억원 유입에 그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코스피 200 구성종목 가운데 지난해 연말이 배당 기준일이었던 기업은 117개였다. 그 중 올해 연말이 아닌 날로 배당하겠다고 밝힌 기업이 52개에 달한다. 지난해처럼 시장에 배당락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 기준일 변화로 연말 배당차익거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고배당주식들이 배당기준일을 12월 말 이후로 설정했기에 12월 말 배당보다는 내년 1, 2월 배당 플레이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연말 배당차익 거래 시즌 외국인의 선물 매수와 금융투자의 선물 매도·현물 매수가 결합되면 산타 랠리가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배당 선진화 노력으로 인해 이러한 계절성은 1분기로 이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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